[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코로나19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에서 평균 3%대의 절대금리를 자랑하는 ‘신종자본증권’이 개인·리테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은 매년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영구채(원금상환 의무 없이 투자자에게 이자만 지급하는 형태의 채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콜(중도상환) 옵션이 있어 통상적으로 5년 뒤에 상환하기도 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주체는 주로 은행 등 금융기업으로, 자본적정성 제고(BIS자기자본비율 강화)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은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등 금융산업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해 자기자본 확충과 사업확장 등의 방편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일 하나금융지주는 5000억원 상당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6일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신한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25일 29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 외부요인 영향 받는 회사채·외화 신종자본증권보다 선호도 높아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리테일 투자자 선호
이 같은 금융지주회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증가세는 저금리 상황과 맞물리면서 신종자본증권 자체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
실제로 9일 오전 9시15분 기준, 국고채(국회의 의결을 얻어 공공 및 재정 투·융자 자금 조성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 3년물 금리는 연 0.998%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4일의 연 1.116%보다 0.118%p(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신종자본증권은 평균 3%대의 절대금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국고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은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보다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높다. 발행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원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자지급이 정지될 수도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해당 리스크에 대해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진 않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환율 변동성과 같은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는 회사채·외화 신종자본증권과 달리 신종자본증권은 리스크 대비 선호도가 높다.
이에 더해 이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선호하는 주체로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리테일 투자자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리스크 문제로 신종자본증권을 투자 풀(pool)에 담기 어렵지만, 개인·리테일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투자 자율성이 큰 편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서 신종자본증권의 성격이 자본에서 부채로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관련,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에서 부채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확정안이 나온 바가 없다”며, “변경되더라도 1년에서 1년 반의 유예기간을 두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의 안정성 자체에 대한 걱정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개인·리테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