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영민 기자]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역성장을 하고 있는 국내 생명보험업계(생보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대면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은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측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온라인판매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2017년 ?4.9%를 시작으로 2018년 ?2.7%, 2019년 ?2.5%을 기록하고 있다.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8.01%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0.0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화생명도 2018년 2953억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2019년에는 13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적자전환이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전신인 대한생명이 2000년 320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료 자산운용수익이 직격탄을 맞았고,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더 이상 신규고객 유치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들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보험업계는 대면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산업은 최근 디지털 다변화를 시도하며 다양한 경로의 영업과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직접 고객을 만나 상품을 소개하는 대면 영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3월 중순이 지나면 최악의 1분기 실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는 실적 영업 현황 위축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생명보험은 손해보험보다 설명해야 할 약관이 복잡하고 보장 사항과 기간이 길다 보니 대면 영업의 비중이 높고 인터넷을 통한 가입도 쉽지 않다. 작년 11월 기준 생보사의 초회보험료 5조4845억원 중 대면 영업채널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8%인 5조3669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면 영업의 비중이 98%에 이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영업 불가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생보사들은 비대면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면 영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존 대면 고객들에게도 문자메시지(SMS), 전화 등을 이용한 소통을 권고하고,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고객에게만 제한적인 대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 생보사 홍보담당자는 “영업점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설계사분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코로나19 관련 안전수칙을 교육하며 최대한 영업 지원에 힘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나아지는 것 말고는 해결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디지털화를 화두로 삼아 비대면 판매채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TM(Telemarketing)과 CM(Cyber-Marketing)채널 판매가 활성화된다면 차후 이 같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인슈어테크(InsureTech:Insurance+Technology)가 해답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인슈어테크 산업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일 뿐 현재 상황에서 당장 위기에 맞설 해법이라 보기 힘들다”면서도 “코로나 사태 같은 타격이 반복될 경우 보험산업이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인슈어테크 기반 디지털 다변화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