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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가 일하는 법

(2) 이재현이 만든 2개의 프로그램, 글로벌 문화기업 작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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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3.09 05:25 ㅣ 수정 : 2020.03.10 03:41

‘글로벌 노크(Global Knock)’와 ‘글로벌 봐야지(Global Voyage)’

  
지난 2018년 8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KCON 2018 LA' 현장[사진제공=CJ 홈페이지]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최근 3년 연속 신입직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한 대기업인 ‘CJ’의 일하는 법으로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있다. 평소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되자”라며 글로벌 선두 기업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룹 총수의 의지는 임직원들의 일하는 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려면 총수의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회사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총수의 메시지는 공염불에 그치기 쉽다.  CJ 직원들은  실제로 글로벌 역량을 키워서 업무에 반영할 기회를 갖고 있다. 

 

‘글로벌 노크(Global Knock)'와 ‘글로벌 봐야지(Global Voyage)'가 그것이다. 이 두가지 프로그램은 지난 2017년 5월 이재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가장 먼저 시행한 제도다.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 구상이 직접적으로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노크’, 최대 6개월 무급 해외연수...공정한 선발을 통해 효율성 극대화

 

구체적으로 ‘글로벌 노크’는 어학연수, 글로벌 직무교육, 체험 등을 위채 최대 6개월까지 해외를 다녀올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의 특장점은 획일적으로 짜여있는 프로그램을 따르는 것이 아닌, 지원자 스스로 연수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이다.

 

지원자격 요건은 5년 이상 근속한 임직원 전원이며, 지원하는 국가에 따라 충족해야 하는 어학 점수가 있다. 세부적으로 영어권은 오픽 레벨 IM1~2, 일본은 말하기 시험인 SJPT 4~5급, 중국은 비즈니스 시험인 신BCT 141~190 등을 충족해야 지원 가능하다.  

 

연수를 가려는 국가의 어학실력을 지원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선발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어학실력을 갖춘 인재를 연수를 보내야 회사내에서 구설수도 없고, 선발된 인재도 연수를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청 기간은 분기별로 진행되며,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프로그램 관련한 내용이 공지된다. 실제 떠나는 시일은 신청접수일부터 3개월 뒤다. 이 기간에 인사팀과 부서장 등의 승인이 거치게 된다. 노크는 회사가 최대 6개월이라는 시간을 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글로벌 역량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무급휴직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비용은 전적으로 개인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크 지원자가 많아 이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

 

"CJ제일제당 직원은 미국 현지인의 식습관, 현지 식품 경쟁력 등을 조사하고 돌아오기도"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발자 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연수 계획서 위주로 이루어진다”라며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연수 기간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곳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 복귀 후 업무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수 기간이 6개월이라는 보다, 넉넉하지 않은 기간으로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결과물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CJ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노크’는 회사 일에 대한 동기부여와 재충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연수 기간이 짧다고도 볼 수 있지만, 맡은 업무 역량을 단단히 하는데 결코 짧은 시간도 아니다. CJ그룹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직원이 미국에 있는 CJ제일제당 본사를 직접 방문해 미국 현지인들의 식습관, 현지 식품 경쟁력 등을 직접 보고 오는 이들도 있다”라면서 “미국 이외에 유럽, 중국, 일본, 베트남 등 CJ가 진출한 해외 국가로 대부분 연수를 간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노크'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연수를 가는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 숫자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열린 ‘KCON 2019 LA’ 컨벤션홀에 마련된 씨이앤 팝업매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사진제공=CJ ENM]
 

 

‘글로벌 봐야지’, 매년 800~900명 ‘신임과장’이 CJ ENM의 글로벌 문화행사에 함께 참여

 

서로 다른 계열사 과장들이 글로벌 문화행사에서 공감하고 소통 

 

‘글로벌 노크’와 달리 그룹 내 신임과장 승진자 전원이 갈 수 있는 해외연수가 있다. 바로 ‘글로벌 봐야지’다. 글로벌 봐야지 연수 참가자는 노크와 달리 신청자를 받지 않는 대신, 각 부서장의 추천으로 꾸려진다.

 

일정은 대개 CJ ENM이 해외에서 주최하는 아시아 대표 가요 시상식인 ‘마마’(MAMA, Mnet Asian Music Awards)와 K팝 콘서트 케이콘(KCON) 등이 진행될 때 시작된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인 CJ ENM이 주최하는 행사에 CJ제일제당, CJ올리브네트웍스 등의 계열사 신임과장이 함께 참여하게 된다. 참여 기간은 평균적으로 3박 4일 안팎이다.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다양한 계열사의 신입과장들이 CJ가 주최하는 글로벌 문화행사를 함께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글로벌 테크'이다.  이는 CJ그룹내 미래의 리더들이 어울려서 대화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행사 참여 이외에 해당 국가의 CJ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다소 짧은 일정이지만 신임과장으로 승진한 만큼, 해외 사업장을 둘러봄으로써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걸 몸소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면서 계열사 직원간의 소통의 자리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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