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공매도, 투자자 원성에 한시적 금지카드 만지작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증시에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또 다시 투자자들의 공매도금지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한시적 공매도 금지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의 잣대로 해석되는 대여주식수는 지난달말 기준 34억8879만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공매도는 외국계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어 공포장세에 공매도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6646억원을 기록했다. 공매도가 비교적 적었던 지난해 12월의 3387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공매도의 대부분은 외국계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인 투매가 집중된 최근 1주일새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7766억원에 달했고 지난달 28일에는 8356억원까지 치솟았다.
주식을 빌리는 대여잔고 역시 금액 기준으로 70조4612억원에 달하고 있다. 대여주식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여금리는 기존 2%대에서 지금은 4% 후분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대여주식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미투자자들의 공매도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면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나마 금지시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또다시 공매도 금지를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고 소액주주로 구성된 한국주식투자연합회 역시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금융당국도 주가폭락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시적 공매도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당시에도 검토만 했을 뿐 실제로 시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도 실행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현재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는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셀트리온, 삼성전기 등 주로 대형주에 몰리고 있어 지수하락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103조5000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은 65조원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1조1000억원으로 고작 1.1%에 그쳐 공매도가 외국인투자자의 놀이터로 전락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