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 확산에도 ‘조심하라’만 외치는 일본 정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안팎 언론들의 시선이 요코하마항 크루즈선박에 집중된 사이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 양성판정이 줄을 잇고 추가적인 감염위험성도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현(北海道?)에서는 24일 기준 26명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였는데 주로 노년층이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지금까지의 정보와는 달리 20대 여성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의료진을 당혹케 하고 있다.
해당 여성은 22일에 구급차를 통해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폐렴이 확인되었고 다음 날인 23일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는데 처음 구급차를 부를 때부터 발음이 불명확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있었다고 홋카이도현 측은 밝혔다.
여기에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라고 불리는 홋카이도현 삿포로시(札幌市)의 눈 축제가 2월 4일부터 예정대로 진행되었는데 이 축제를 통해서만 최소 5명의 관광객이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음에 따라 축제에 참여한 수만 명의 불특정 다수로 추가 전염되었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했던 요코하마시(?浜市)와 함께 카나가와현에 속한 사가미하라시(相模原市)에서는 지하철역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다.
JR동일본 측은 해당 직원이 접객업무를 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객들의 감염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측이 양성판정을 확인하고서도 이틀 동안 침묵하여 세간의 의심을 샀고 직원의 가족 4명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어 정말 추가감염이 없었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로 옆 요코하마시(?浜市)에서는 2월 20일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후 같은 날 저녁 요코하마시 담당자가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직전에 회견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유는 감염자 본인이 언론을 통한 정보공개를 거부하였기 때문. 당사자의 실명이나 구체적인 연령과 거주지를 공개하지 않음에도 환자가 언론발표 자체를 강력히 거부하였고 이를 두고 인터넷에서는 개인의 정보와 다수의 공익 중에 무엇이 중요한지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도쿄의 동남쪽 치바현(千葉?)에서는 70대 여성이 38.8도에 이르는 고열을 참으며 2박 3일 간의 버스여행에 참가하여 장시간 동행했던 40여명의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다.
심지어 마스크 착용도 없이 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공분을 샀는데 동승자들의 바이러스 검사가 시급함에도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겠다는 여행사 측 설명에 네티즌들은 아연실색하였다.
인구 230만 명이 넘은 대도시 나고야시(名古屋市)에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수납 직원이 이번 달 22일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다.
고속도로공사 측은 해당 직원과 잦은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요금수납 직원 52명을 자가 격리시키고 5개 요금소를 임시 폐쇄하였지만 지금까지 톨게이트를 통과하며 해당 직원과 접촉하였을 수많은 운전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적 및 검사계획을 밝히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일본 각지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불특정 다수로의 추가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고작 ‘재택근무나 시차출근 등을 통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고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라’이다. 이를 두고 일본 네티즌들은 ‘누군 만원전철에 타고 싶어서 타는 줄 아냐’며 발끈한 모습이다.
게다가 한국이 지금까지 짧은 시일에도 불구하고 5만 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것에 비해 일본은 2000명도 되지 않는 검사규모에 그치고 있어 실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감염자 수를 억지로 늘리지 않기 위해 검사자체를 태만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조용한 의구심도 일본인들 사이에 퍼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