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2월 내내 아베 정부는 크루즈선에 갇힌 승객들과 코로나 환자들을 제대로 관리하기는커녕 사태를 키웠다는 이유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연일 신랄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WHO에 10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환자들을 ‘일본’이 아닌 ‘기타 국가’로 분류할 수 있도록 집계방식을 바꾸기도 하였고 더 이상 손쓸 수 없이 선내의 감염자가 불어나자 검사도 마치지 않은 해외승객들을 각국에 돌려보내며 서둘러 사태를 덮어버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후에 이루어진 일본정부의 대응과 감염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크루즈선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은 이미 일본 내륙으로 번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처음 하선 결정이 내려졌을 때만 해도 일본의 많은 전문가들이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들을 최소 2주 이상 격리하며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내놓았지만 후생노동성은 이를 모두 묵살해버리고 그대로 귀가조치를 강행했다.
심지어 음성반응이 나온 크루즈선 승객들에게 별도의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않고 버스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으로 귀가시켜 요코하마를 포함한 수도권 주민들을 식겁하게 만들었다.
이는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토치기현(?木?)은 60대 여성 1명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22일 발표했는데 이 여성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승선 중이었고 당시 PCR검사에서는 음성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19일 하선하여 자택에 돌아왔다.
그 후 21일 저녁에 38.7도의 고열이 있었고 22일에 현 내의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다시 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 여성이 하선 후에 요코하마에서 토치기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였기 때문에 2시간에 이르는 이동시간 동안 무수한 접촉자가 발생하였다는 점인데 후생노동성은 이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비슷한 상황은 크루즈선을 빠져나와 이미 귀국한 외국인들에게서도 확인되고 있다. 선내에서 실시한 검사에서는 음성이었고 감염자와의 접촉도 없었다던 호주인 2명이 귀국 후 양성판정을 받았고 전용기를 이용해 귀국한 홍콩 남성 1명 역시 일본에서는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자국에서 격리기간 중에 다시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음성판정이 다시 양성으로 번복되다보니 일각에서는 검사 자체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격리조치 없이 이미 귀가해버린 수많은 일본인 승객들 역시 다시 양성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국민들의 동요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23일 기준으로 ‘기타 국가’인 크루즈선에 발생한 확진자는 총 691명. 하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자민당은 4,5월의 정치자금 파티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하여 자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