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CJ제일제당·동원F&B 가정간편식, 기술 진화의 끝은?
김연주 기자
입력 : 2020.02.25 16:28
ㅣ 수정 : 2020.02.26 09:01
생선 HMR, 비린내 제어기술 등으로 식감·맛 모두 잡아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오뚜기 ‘3분카레’와 냉동만두로 시작한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고급화되며 ‘2·3·4세대 HMR 시대’를 연 가운데, 이를 가능케 한 국내 식품업계의 가공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2세대 이후에는 급속 냉동기술과 음식의 고유한 식감과 맛을 살리는 기술이 HMR 식품의 질을 높였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현재까지 보면 크게 네 개 세대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1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는 오뚜기 3분카레 등 레토르트 식품 위주였고, 여기에 냉동만두가 가세했다. 2세대(2000년대 초반~2013년)는 냉장면·죽 등이 등장했다. 3세대(2013~2014년)에는 집밥을 대체하는 냉동밥·컵밥, 탕·국·찌개 등 한식류 HMR이 늘어났다. 4세대(2015년~)에는 한식 외 중식, 동남아, 양식 등 다양한 카테코리의 제품과 함께 생선구이 HMR이 출시됐다.
1세대 HMR 대표로 통하는 3분카레는 출시 당시인 1981년에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식감이 떨어지고 재료가 뭉개지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냉동식품의 경우 냉동만두, 피자 등 제품이 한정적이었다.
반면, ‘2·3·4세대 HMR’제품은 맛과 영양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좀 더 다양해지고, 질이 높아졌다. 냉동제품은 만두에다 빵, 생선, 덮밥, 면요리 등으로 확대됐고, 기존에 있었던 피자 등은 프랜차이즈업체 제품의 맛에 가까운 양질의 제품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죽, 찌개·국 등의 냉장식품은 건더기의 식감과 맛을 살린 제품이 출시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국내 식품업체의 HMR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먼저, 다양한 냉동 HMR제품 출시를 가능케 한 것은 ‘급속 냉동기술’의 발전이다. 급속 냉동기술은 영하 40도 이하에서 식품을 순간적으로 얼리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로 먹을 때 갓 조리한 것 같은 퀄리티의 음식을 접할 수 있다.
상온 HMR 식품의 경우 원래 음식의 질감과 맛을 살리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원물 제어 기술과 고온살균 기술로 고품질의 HMR을 생산하고 있다. 원물제어 기술은 고온살균 이후에도 원재료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전(前)처리하는 기술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컵밥의 경우 콩나물·고기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데 모두 동일한 처리를 하면 야채 고유의 아삭함이 사라진다”며 “원재료 각각의 특성에 따라 따로 처리하고 마지막에 합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컵반, 비비고죽 등 상온 제품 뿐 아니라 냉동면 제품에 첨가된 고명에도 원물 제어 기술을 사용한다.
고온살균 기술은 HMR 식품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특성에 맞는 온도로 분리 살균하는 방식이다. CJ제일제당은 과거에는 모든 재료를 함께 포장한 후 같은 온도에서 살균처리를 했기 때문에 원재료의 조직이 파괴됐지만, 분리 살균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이 점을 보완했다.
최근 시장이 커지는 생선 HMR은 비린내 제거 기술, 굽기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 생선 HMR을 출시한 곳은 대표적으로 오뚜기, 동원F&B, CJ제일제당 등이다. 오뚜기의 경우 강황과 녹차로 비린내를 제거하고, 동원은 생선을 다듬는 과정에서 세라믹을 활용한 특허 기술로 비린내를 없앴다. 원적외선 오븐으로 구워 생선 표면을 태우지 않고 겉과 속을 고르게 익히는 기술을 통해 맛의 질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을 통해 먹는 음식 수준으로 HMR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식품업체가 노력 중”이라며 “외식 수준의 퀄리티를 내는 것이 현재로선 불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기업들은 꾸준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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