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삼국지]③ 착한기업 오뚜기 갓뚜기 명가 재건 각오
[라면삼국지]③ 착한기업 오뚜기 명가 재건 각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곳은 삼양식품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은 김정수 사장의 진두지휘아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신장하면서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농심은 매출은 오르고 영업이익은 하락했지만 최근 아카데마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 열풍 덕분에 주가가 연초부터 뜀박질을 하고 있다.
반면 착한기업으로 추앙받던 오뚜기는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증권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라면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는 3개 회사들의 지난해 실적과 올해 전망을 짚어본다.
■ 진라면 이을 히트상품 없어 아쉬운 오뚜기 “올해는 다를 것”
99%에 달하는 정규직 채용비율과 11년째 이어져온 진라면 가격 동결로 갓뚜기, 착한기업으로 칭찬이 자자했던 오뚜기는 지난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장수제품 진라면을 이을 추가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은데다 수출에서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 매출액은 2조3453억원으로 전년보다 4.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보다 약간 낮은 2조3191억원으로 예상했다.
오뚜기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2016년 6.8%, 2017년 5.7%, 2018년 5.7%에서 지난해 5% 이하(추정치) 등 해마다 조금씩 내리막을 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8년(1517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됐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3%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62.4% 감소한 점이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증권업계는 원가율 상승이 3분기 실적을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은 “고수익품목의 매출비중 축소와 신규 품목의 매출비중 확대로 매출원가율이 상승한 점이 실적개선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매출 정체도 뼈아프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뚫은 것과 달리 오뚜기는 해외매출 비중이 수년째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8.8%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줄었다.
진라면을 이을 히트상품 부재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23.3%로 전년 동기 27.6%에 비해 3.3% 포인트 줄어들었다. 농심과의 격차도 31.5%포인트 다시 크게 벌어졌다.
주가는 지난해 1월25일 80만3000원에서 줄곧 내리막을 타면서 지난 2월7일 장중 한때 49만6500원으로 5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2015년 8월 146만6000원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주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수출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제대로 진행되면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오뚜기라면이 라면을 제조하고 오뚜기가 이를 유통하는 구조인데 오뚜기라면이 오뚜기의 종속회사로 편입될 경우 실적 개선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