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30) 아베의 어설픈 크루즈선 대응 일본인도 외신들도 분노

김효진 입력 : 2020.02.18 09:30 ㅣ 수정 : 2020.02.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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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요코하마항에 정박한지 2주가 지나간다. [출처=일러스트야]

꽁꽁 싸매다가 전염 감당 못한 묻지 마 귀국발표에 WHO와 각국 외신들 분노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3000명이 넘는 승객과 선원들을 제대로 된 검사도 없이 2주 동안 요코하마항에 대기시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450명 넘게 발생시킨 일본 정부의 대응에 세계 각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승객의 대다수가 고령자이고 지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특별한 대책이나 재빠른 전수검사도 없이 무작정 배 안에 대기시키면서 폭발적인 전염과 각종 위험발생 가능성을 부추겼고 결국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각국에 이송을 허용하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손을 놓아버렸다는 지적이다.

 

당초 승객들을 선내에 기약 없이 대기시킬 때도 이를 보다 못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드 아드하놈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근거에 기반한 리스크 평가가 없다고 비난하는 동시에 감염 의심자가 없었던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거부한 일본과 태국에 대해서는 선박의 자유로운 입항과 상륙원칙 등을 담은 국제보건규칙을 준수할 것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즈 역시 일본 정부의 대응을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여 공중위생의 위기대응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교과서적인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승객 전원을 검사하지 않고 외부에는 한정적인 정보만 공개하면서 고립된 승객들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말 그대로 최악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일본의 대응은 카오스(혼돈) 그 자체이며 즉흥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각종 뉴스를 통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안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러시아 승객들이 촬영한 선내의 모습을 연일 방송하면서 일본정부는 검역 준비가 불충분하여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작심한 듯 비판을 이어갔다.

 

동조는커녕 일본을 비난하는 국가들이 늘어가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마지못해 선내에 머무르고 있는 80세 이상 승객 중 일부를 먼저 하선시키겠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여기서 일부란 창문이 없는 객실에서 지내왔거나 지병을 앓고 있는 승객과 그들과 같은 방에 머물렀던 승객들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체 2666명의 승객 가운데 80세 이상은 226명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설령 80세 이상 226명이 전원 하선하더라도 나머지 2440(701008, 60910, 60대 이하 522)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발표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결국 잦아들지 않는 전 세계의 부정적 시선과 크루즈선 안에서 며칠 새 급증한 감염자 수로 인해 현재 사태가 관리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는 각국에 자국민 이송을 허용함으로써 완전한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크루즈선에서 겨우 귀국한 승객들 중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가 한동안 감당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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