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패러다임 전환]② 테슬라 추월한 현대차 코나 EV 글로벌 성장률, 전기차부품 기술 독립이 숙제
테슬라 추월한 코나 EV 글로벌 성장률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편집자>
정의선의 '전기차 드라이브', 4년만에 전기차 시장 톱 10안에 진입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2016년 당시 걸음마 단계였던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가 불과 4년 만에 ‘코나 EV’를 앞세워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 10위권 내에 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모터나 차량용 배터리 내부 소재 등 핵심 부품들이 해외 기업들의 손아귀에 있는 점이 다음 숙제로 남아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라며 “우선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PE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하여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12월 4일 발표한 '2025 전략'에서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및 디바이스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전기 동력 차량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총 61조 10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도 내놓는 계획이다.
▶시장 현주소◀ 현대차, 지난해 전기차 판매 세계 6위…‘코나 EV’는 9위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54.3%로 글로벌 1위, 테슬라 성장률 추월
지난 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76개국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자동차가 올해 6위(6만 4000대)로 지난해 17위에서 11계단 올라섰다고 밝혔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8%에서 1.0%p 오른 2.8%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의 테슬라(16%), 2위와 3위는 각각 중국의 BYD(8.6%), 독일의 BMW(6.0%)에게 돌아갔다.
특히 현대차 전기차의 판매 증가율은 ‘톱10’ 중 가장 높은 54.3%로 테슬라(47.4%)와 중국의 지리(47.7%)보다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2위 BYD, 4위 BAIC 등 중국 기업들의 판매는 각각 21.0%, 25.8% 줄었다. 이와 관련 SNE리서치는 유럽을 중심으로 코나 EV의 판매가 2.7배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코나 EV의 전체 수출 대수는 2019년 하반기 1만 8364대로 전년 대비 75.93%(7926대) 증가했다. 지난 2일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 EV’의 순수전기차 차종별 연간 집계에서도 코나 EV는 연간 판매량 4만 4386대를 기록하며 세계 9위에 올랐다. 1위는 30만 75대를 판매한 테슬라의 ‘모델 3’다.
지난 2016년 전기차 ‘아이오닉’을 내놓았을 당시 비실용적으로 짧은 주행거리와 언덕을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결함 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때로부터 불과 4년 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강점◀ 제네시스 신차 GV70 등 프리미엄 시장성 선전할수록 전동화 ‘총알’ 확보
올해 현대차가 전면에 내세운 차는 ‘돈 되는 차’ 제네시스 시리즈다. 같은 제조라인에서도 더 높은 단가의 제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 수요이 침체돼도 프리미엄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노렸다. 현대차가 프리미엄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단순한 영업이익을 높이는 문제이다. 전기차 연구개발(R&D)및 생산시설 확충과 직결돼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번 돈을 전기차 등의 미래차산업에 쏟아붓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구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할수록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용이해지는 구조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첫 신차로 지난달 15일 SUV 모델 GV80가 나왔고 세단 G80의 새 모델과 또 다른 SUV 모델 GV70가 출시 예정이다.
지난 1월 22일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용우 제네시스 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11만 6000대의 제네시스를 팔겠다면서 “GV80과 GV70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전용 거점 구축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2020년 상반기 신차 출시로 예상 이상의 인센티브 하락, 믹스 개선, 볼륨 증가 및 환율 효과로 매출액 눈높이가 상향될 것”이라며 “하반기는 주요 볼륨 신차의 확대 출시로 원가율 하락에 따른 차별화된 이익 회복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올해 아반떼 7세대, 투싼 4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쏘나타 미국 모델 등의 출시와 더불어 팰리세이드의 증산도 앞두고 있어 회사의 전동화 전환을 위한 투자금을 모으는 데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 위아 등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중소기업의 부품 경쟁력 취약
◆ 정부의 정책적 과제='기술 국산화 생태계' 조성해 '전기차 독립' 뒷받침
예컨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가동 중단 사태에 처했다. 중국 정부의 춘제(春節) 연장 조치로 필수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등 중국산 수입품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전기차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같은 사태가 언제든 또 다시 일어나지 말란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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