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손태승 회장 중징계가 유감인 이유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02.04 14:25 ㅣ 수정 : 2020.02.04 14:25

손태승 회장 중징계가 유감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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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해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내렸다. [뉴스투데이DB]

손 회장 연임 인위적 봉쇄에 7일 이사회 주목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금융감독원이 기어코 손태승 우리금융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연임을 인위적으로 가로막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과 관련해 두 은행 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하면서 두 은행은 비상이 걸렸다.

 

앞서 금융위원회 제재심의위원회는 두 은행 경영진의 적극적인 소명을 들었음에도 제재수위를 중징계로 의결했고 금감위원장이 이를 원안대로 결재하면서 사실상 법적다툼 외에는 연임을 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된 것이다.

 

금감원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중징계를 원안대로 결재함에 따라 제재절차에 의거, 하나은행 및 우리은행에 대한 업무 일부정지 6개월, 그리고 과태료 부과사항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및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위한 금융위 건의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은행 최고경영자에 대한 징계는 금융감독원장 전결사항이지만, 기관 징계까지 묶여있어 실제 효력은 금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관에 대한 과태료,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하고 각 기관에 통보하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금융위는 이르면 다음 달 4일쯤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1230일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당시 임추위는 DLF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가능성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손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낸 것이다.

 

임추위가 손 회장의 연임을 적극 지지한 것은 손 회장이 보여준 실적 때문이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 이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등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임추위는 당시 지주 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해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손 회장 역시 연초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로 신뢰·효율·혁신으로 정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우리금융을 1등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DLF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다시 한번 우리금융 수장을 맡아 혁신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손 회장이 3분기 누적 16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손 회장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결정에 불복하고 법정다툼까지 가는 시나리오를 거론하지만 현실적으로 금융당국과 싸우면서까지 연임에 성공한 전례가 없고 설령 연임에 성공한다고 해도 중징계 꼬리표는 두고두고 주홍글씨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오는 7일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거취에 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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