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 후폭풍]③ 주기 짧아진 바이러스 습격, 뉴욕증시 등 국제금융시장 내성 커져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01.30 03:12 ㅣ 수정 : 2020.01.30 03:14

주기 짧아진 바이러스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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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한폐렴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과거 전염병으로 인한 충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전염병 돌때마다 국제금융시장 흔들렸지만 빠른 회복세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중국내 우한폐렴 확진자와 사망자수는 춘제(중국의 설)기간 급속도로 증가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가 의심되는 바이러스의 특성과 최대 10억명이 이동한다는 중국 춘제기간이 맞물려 우한폐렴이 재앙적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무서움을 경험했던 세계는 또다시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혀 경제가 어려워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21세기 들어서도 반복되는 바이러스의 습격

바이러스의 습격은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기원전부터 1979년까지 전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이 희생된 천연두에서 중세 유럽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억명을 몰살시킨 흑사병, 20세기초 최대 5000만명이 희생된 스페인독감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는 고비 때마다 창궐하며 인류를 괴롭혀왔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의약품 개발로 인류는 살인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에 맞서 싸워왔지만 바이러스는 새로운 형태의 변종이 끊임없이 나타나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에 이어 21세기 들어 한국 등 아시아를 위협한 세 번째 바이러스다. 현재까지 나타난 치사율은 2.3%대로 메르스(30~40%), 사스(10%)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만 감염속도는 사스를 능가한다.

 

사스의 경우 2002년 중국 남부지역에서 발병후 20038월까지 약 9개월간 37개국에서 8273명을 감염시켰다. 중국에서만 5327명이 감염됐는데 우한폐렴의 경우는 발병 2개월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29일 현재 5974명이 확진자로 집계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치사율은 메르스의 15분의 1, 사스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감염 속도만큼은 사스보다 더 무섭게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우한폐렴 감염자가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러스의 습격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사스이후 메르스가 창궐하기까지 12년이 걸렸는데 불과 5년만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콩대 연구팀은 지금이 피크가 아니며 4월말 5월초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충칭 등에서 팬데믹(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로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최고경고등급)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과거 전염병 국제금융시장 흔들었지만 곧 회복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변수는 전쟁과 자연재해, 전염병 등이 꼽힌다.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이미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유가와 원자재 등 위험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증시는 27(현지시간) 1% 넘게 하락했다가 28일 다시 반등에 성공했고 29일에는 개장초 다우산업지수는 0.4%, 나스닥지수는 0.3% 가량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바이러스의 충격은 단기에 그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81년 이후 13건의 전염병 발병과 MSCI 세계지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출현한 후 한 달간 주가가 평균 0.8% 올랐고, 6개월 뒤에는 평균 7.1% 상승했다.

 

가장 최근인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20161월 확산 당시 주가는 한 달간 5.5% 하락했으나 6개월 뒤 2.9% 상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츠카 글로벌 및 유럽 주식 전략 헤드는 “2002~2003년 사스 사태 당시 홍콩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홍콩 펀드(EWH)는 사스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가장 창궐했을 시점까지 9.3% 떨어졌지만, 그 뒤 한 달간 9.8% 반등했고 3개월간 17% 상승했다면서 초기에 주가가 하락할수록 나중에 더 반등한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정부가 우한 폐렴에 대한 감염확산을 조기에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소비위축과 함께 중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쳐 전세계에 미칠 파급력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는 중국이 3월까지 신종 코로나 사태를 억제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6%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고 모건스탠리는 S&P500지수가 최대 5%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반등 여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독려하는 중국정부의 전염병과의 전쟁이 얼마만큼 조기에 진정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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