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화장품 테스터로도 우한 폐렴 감염 가능” …롭스 등 화장품 매장 직접 가보니
화장품업계, 우한 폐렴 확산 막기 위해 매장 위생 관리 강화 나서
전 직원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제 비치
감염내과 전문가, “감염자가 썼던 테스터 제품 사용하면 전염 가능성 배제 못해”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고객님 입술이나 눈에 닿는 제품은 반드시 손목이나 손등에 테스트해주세요.”
29일 홍대에 위치한 한 뷰티 매장. 매장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이같이 말했다. 중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인 홍대의 뷰티 매장들은 평일 낮이었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업계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매장 위생 관리 강화에 나섰다.
먼저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헬스 앤 뷰티 전문 매장인 ‘롭스’를 방문했다.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낀 직원들이 고객 응대를 하고 있었다.
롭스에서 일하는 직원 A 씨는 “고객들과 마주하는 직업이다 보니까 전 직원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돌아다니면서 행사 멘트를 말할 때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면서 “솜이나 일회용 테스터 제품의 경우 평소보다 회전율이 빠른 편이어서 계속해서 채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장에 손 소독제를 비치해 매장 직원들이 20분 간격으로 손을 소독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에뛰드하우스’와 ‘아리따움’이다. 두 매장 역시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전 매장에 위생 관리 지침 전달 및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전 직원에게는 마스크 착용과 주기적인 손 소독제 사용을 권고했으며 전 매장 대상 방역 등 추가 조치도 논의 중이다.
아리따움에서 일하는 직원 B 씨는 “특히 립스틱 제품의 경우 원래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기 전부터 손등에 테스트해달라는 권고 문구를 붙여놨었다”면서 “그러나 지리적 특성상 홍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 거울에 붙은 권고 문구를 해석하지 못하고 입술에 테스트하는 외국인들이 간혹 있었는데 요즘에는 손님들을 따라다니며 직접 입술에 테스트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CJ그룹이 운영하는 헬스 앤 뷰티 스토어 브랜드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에서 근무하는 직원 C 씨는 “평소에도 테스터 청결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1시간마다 하던 소독을 최근에는 30분 간격으로 하고 있다”며 “테스터 제품을 더욱 꼼꼼히 확인하고 오래된 테스터는 새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부분의 손님들이 입술에 직접 발색을 해보는 것이 아닌 손등에 제품을 테스트해 보거나 비치된 솜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립스틱 제품을 솜에 테스트하고 있던 손님 D 씨는 “평소에도 위생 문제 때문에 입술에 직접적으로 립스틱을 사용하고 손등에 발색하곤 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손등마저도 찝찝해 휴지나 솜에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코로나가 감염환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통해 내뱉은 타액이 감염원이 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한 립스틱을 사용한 것만으로도 전염병이 옮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약 감염자가 사용했던 테스터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경우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피부에 테스트할 경우 역시도 피부 간 직접 전파는 이뤄지지 않겠지만 테스트를 손등에 한 이후 얼굴을 만지게 되면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직은 지역 사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위험 상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입술과 피부가 닿는 화장품을 테스트할 때는 면봉이나 티슈에 발라 질감이나 색깔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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