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의 디지털 전환의 실체에 관심 집중
AI와 빅데이터의 고객관점 활용 주문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2020년을 디지털 전환 혁신의 원년으로 삼았다. 하 부회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이동통신시장의 만년 3위라는 현실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특히 구체적 실체가 무엇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CJ헬로 인수 및 융합미디어에 대한 대규모 투자등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지난 17일 LG유플러스는 마곡사옥 지하 프론티어홀에서 LG유플러스와 지난해 인수한 LG헬로비전(구 CJ헬로) 주요 임원들과 첫 워크숍을 진행했다. 하 부회장을 포함해 약 19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하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 부회장은 "2020년을 고객경험 혁신 원년으로 삼고 각 사업영역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디지털 전환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하 부회장은 "올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객경험 혁신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LG유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결국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객경험 혁신이 LG유플러스의 올해 전략이라는 뜻이다.
하 부회장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는 이전부터 이어져왔었다. 지난 2일 온라인 시무식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모든 접점에서 고객이 지금보다 쉽고 편안하며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유저인터페스(UI)·사용자경험(UX) 역량을 높여 이를 고객접점에 적용해 성과를 내야 한다"며 뚜렷한 사업계획을 밝혔다.
또한 하 부회장은 지난 1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올해는 디지털 혁신의 본격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며 "LG헬로비전과의 혁신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사 3등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꾸준히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왔다.
미디어 시장에 최근 5년 연평균보다 2배 많은 5200억 투자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점유율 1위 기업인 CJ헬로를 인수해 미디어시장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모색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함께 양대 플랫폼(IPTV, 케이블TV)을 기반으로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이 목표를 달성해 미디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사의 결합으로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약 825만명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24.7%로 단숨에 뛰어올랐고 KT에 이어 2등을 차지했다. 두터워진 회원층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제공의 기반이 되었다.
다양한 회원들을 위한 콘텐츠 투자도 대폭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자사 네트워크에 6200억원을 투자해 케이블 서비스 품질도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스마트TV, PC 등 가전 렌탈 상품과 홈IoT 등 방송통신 상품을 결합한 융합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밝힌 콘텐츠 투자 금액은 최근 5년간 LG유플러스가 집행한 연평균 투자액(2600억원)보다 두 배에 달하는 금액(연평균 5200억원)이다. 하 부회장은 지난 11월 회의에서 "콘텐츠 제작과 수급, 차세대 유무선 기술개발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미디어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가입자 대상 무선서비스 판매로 무선가입자 확대,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대다수 가입자가 결합요금제와 약정에 발이 묶여있어 가시적인 시너지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G 가입자 비중 확대로 올해 영업이익 7030억 기대
CES(세계 가전전시회)를 주최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올해 5대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치료▲로봇의 발전▲플라잉카▲미래 식품▲안면인식을 꼽았다. 미래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디지털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 일상 속 디지털 기술이 스며들기 위해서는 기존 4G보다 최소 100배 빠른 5G가 필수 요소다.
LG유플러스도 하 부회장의 디지털 전환 핵심의 일환으로 5G에 주목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2월 5G 전국망 확산 본격화에 대비한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획·설계·공사·개통·정산 등의 구축업무를 위한 ‘NTOSS’ 시스템과 장애감시·분석·조치·품질관리·작업 등의 운영을 위한 ‘NMS’로 구성되어 작업자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생활 곳곳의 5G 사용을 위해 실외뿐 아니라 실내 5G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LG유플러슨 국내에서 처음으로 캐나다 네트워크 설계 전문기업 아이비웨이브의 전문 설계 툴(iBwave)을 5G 인빌딩 설계에 활용했다. 이 툴은 옥내환경에서 전파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물 내부의 구조, 인테리어 재질, 주거공간 등을 고려, 빈틈없는 사용자 커버리지를 예측한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LTE 도움 없는 5G 단독모드, 효율성과 서비스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초저지연 실현이 가능한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등의 시연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이 5G 디지털 전환에 대해 키움증권 장민준 연구원은 "2020년 영업이익은 70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G가입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