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지난해 9월 이후 18주만에 하락…‘비강남권’ 주도
고강도 추가 대책 예고…거래 부진 속 ‘상승세’ 둔화 전망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송파구와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들의 하락세가 연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됐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9월 이후 18주만에 하락 전환됐고 노원, 도봉 등 비강남권의 3억~6억원대 중저가 아파트가 가격 상승의 중심에 섰다. 정부가 고강도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계속되는 거래 부진 속에 상승폭은 둔화될 전망이다.
20일 부동산114와 정비 업계에 따르면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지난 17일 기준)은 0.09% 올라 전주(0.09%) 대비 가격상 큰 변동이 없고 거래상 관망세가 더 짙어졌다.
일반 아파트는 0.11% 오른 반면 재건축이 전주 0.03% 하락에 이어 0.02% 떨어지면서 2주 연속 하락세다. 잠실주공5단지 등 송파구 재건축 시장은 하락세가 계속됐고, 강남구는 은마아파트가 떨어졌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두 아파트 모두 전주보다 1천만원 가량 내렸다"고 설명했다.
비강남권이 일반 아파트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구로(0.25%), 강동(0.18%), 노원(0.18%), 금천(0.15%), 도봉(0.15%), 서대문(0.15%), 마포(0.14%), 양천(0.12%) 순으로 올랐다.
주로 재건축 아파트와 강남권 일반 아파트가 오르는데 규제가 막히면 실수요자, 투자자 모두 구로, 강동, 노원, 도봉 등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구로는 구로동 주공1차와 구일우성, 개봉동 삼호, 신도림동 대림2차 등이 500만~2500만원 올랐다. 강동은 명일동 명일삼환, 암사동 광나루삼성,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이 1천만~4000만원 상승했다. 노원은 월계동 삼호4차,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하계동 청솔 등이 500만~3000만원 올랐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권은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집값 원상 회복, 주택 매매허가제 도입 등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집값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어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최근 19억원에 매매된 후 현재 18억∼18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다. 20억원을 호가하던 매물이 2억원 가량 떨어졌다. 이 지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나왔지만,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12·16 부동산 대책에 이어 세제 강화 등 고강도 추가 대책이 예고되고 있어 전반적인 거래 부진에 따른 상승세 둔화가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 단지는 거래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빠르면 3월부터 9억원 초과 아파트를 살 때 자금조달계획서에 매수 자금 출처를 입증할 증빙서류를 15종이나 제출해야 해서다. 돈의 출처를 밝히는 게 쉽지 않고 하지 못하면 증여나 불법 자금으로 의심받아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하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외곽지역이나 수도권 비규제지역, 저평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일정한 지역에 한정된 상승세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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