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직업 인터뷰]⑮ KT와 손잡은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 정남호 소장, "ICT가 여행사 대체한다"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01.19 07:03 ㅣ 수정 : 2020.01.19 07:03

[미래 인터뷰]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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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에서 지난 15일 정남호 교수(소장)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에 기존 직업에 종사하는 인간은 ‘상실 위기’에 봉착해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산업 종사자들이 '신주류'가 되고, 산업화시대의 직업들은 소멸된다는 예측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미래 주류직업의 실체와 인재상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는 신주류 직업 종사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 정남호 소장,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되는 ICT기술이 여행사 역할을 대신해"

교통, 통신, 콘텐츠, 로봇 등 다양한 분야 협력 필요한 스마트 관광

"'타다' 같은 신구산업 갈등 예방하려면 관광업계 자체적 혁신 필요"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과거에 여행이란,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ICT가 발달한 현재에는 소비자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받아보고 주도적으로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때 교통, 숙박, 맛집 방문, 현지관광 등과 같이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하는 형태를 ‘스마트관광’이라고 부른다. 여행사 대신에 ICT 기술이 새로운 가이드가 되는 것이다.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연구소 정남호 교수(소장)는 “스마트관광은 갑자기 나온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익숙하게 체험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하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방문할 곳을 검색하고 호텔을 예약하는 것, 여행 중에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찾아보는 것, 여행 후에 SNS에 리뷰를 올리는 것 등이 모두 과거에 여행사 주도로 이뤄졌던 여행과는 확연히 다른 스마트관광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고도로 ICT화된 사회에선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 듯 스마트관광도 마찬가지”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무수한 개인들의 기호를 다양하게 충족시켜주는 것이 스마트관광 산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선 스마트관광과 관련해 어떤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ICT와 관광업계, 지역경제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는 지난 15일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 위치한 스마트관광 연구소에서 정남호 교수와 만나 이에 대한 대답을 들어봤다.

스마트 관광은 거주민과 여행객이 융합되는 시대 여는 중

거주민도 ICT 세계로 들어와야 '에어비앤비' 모델 가능해져

“지자체에서 흔히 말하는 ‘스마트관광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교수는 “스마트관광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 구축 등을 이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밖에도 키오스크, 로봇을 활용한 관광 안내 서비스 혹은 VR, AR, 홀로그램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교통 인프라 조성도 스마트관광 인프라의 일부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제주도는 최근 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형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 교수는 “기존의 대중교통수단은 지하철과 버스가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차량공유 서비스나 공유자전거 등으로 다양해졌다”며 “특정 목적지까지 교통수단을 바꿔가며 갈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해주고, 결제도 한 번에 해주는 서비스를 이른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마트관광은 교통, 통신, 숙박 등 하루에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 전반에 연관돼 있다.

이에 관해 정 교수는 “단체여행이 주류였던 때에는 여행객들이 절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영역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관광단지에만 있다가 떠났다”며 “그러나 지금은 여행객과 주민을 분리하기 쉽지 않아 더욱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로 지역 주민의 아파트에서 한 달 가량 머무는 여행객과 기존 거주민의 생활과 별다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여행객이 거주민만큼의 생활 편의성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스마트관광이라는 얘기다.

"기업 간 만남 있어야 융합도 가능, 연구소가 만남의 장 역할"

정 교수는 "스마트관광연구소는 스마트관광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에 대한 정보를 담은 VR컨텐츠처럼 다종다양한 기업이 융합해 이뤄지는 게 스마트관광이다. 이들이 교류할 곳이 있어야 산업 융합도 이뤄진다는 게 정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스마트관광연구소는 통신사 'KT', 지자체 '제주도', IT 솔루션 기업 '코디 더 매니저', VR기업 '임퍼펙트', 지도 데이터 기업 '다비도' 등 다양한 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정 교수는 "스마트관광은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기업끼리 만나더라도 투자에 소극적이다"라며 "하지만 스마트관광과 관련한 실증적인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연구기관을 통해 서로 만나면 조금 더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법률의 전통산업 보호는 한계 있어…전통산업 자체적인 혁신 필요"

기존 산업이 ICT화될 때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전통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다. 승차공유 업체 타다 역시 기존 택시 업계 종사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의 문턱을 수년째 넘지 못하고 있다.

정 교수는 “스마트관광도 마찬가지”라며 “스마트관광은 사실 관광업계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외부 IT업계가 관광업계로 진출해 이뤄진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으로 전통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178년의 역사를 가진 영국의 여행업체 ‘토마스 쿡’이 지난해 파산한 사례가 보여주듯 기존 산업도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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