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장장 6년을 끌어온 SK텔레콤과 한화손해보험 간의 단말기 분실보험을 둘러싼 분쟁이 27일 SKT의 최종 승리로 막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대법관)는 이날 SKT가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정산금지급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 한화손보가 SKT에 129억8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 대법원 “한화손보, SKT에 미지급 보험금 129억원 지급해야” 판결

 

SKT와 한화손보의 분쟁은 한때 손해보험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휴대폰 분실보험이 막대한 손실을 내면서 비롯됐다.

 

SKT는 지난 2010년부터 한화손보와 단말기 분실보험계약을 체결, 고객이 휴대전화 단말기를 분실하거나 도난 당했을 때 일정 한도 내에서 신규 단말기 구매비용을 지원해 주는 '폰세이프' 제도를 운영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T가 제조3사와 휴대전화 단말기 모델별 협의를 통해 출고가를 부풀려 책정했다면서 214억4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한화손보는 SKT가 부풀려진 출고가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청구해 받아갔고, 이는 보험금을 허위·과다 청구한 것이라며 보험계약 해지를 통지했다. 그러자 SKT는 2013년 2월 6일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미지급된 단말기분실보험 정산금 320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SKT는 “한화손보 측이 2010~2012년 단말기 출고가를 부풀린 기준으로 보험금을 허위 과다 청구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출고가에 따른 보험금이 부당이득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보험사고 발생률 예측을 잘못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화손보는 미지급 보험금 중 부풀려진 출고가 비율을 제외한 금액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 보험사 휴대폰분실보험으로 막대한 손해...분쟁의 시발점

 

이 무렵 손해보험사들은 핸드폰분실보험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었다. 핸드폰분실보험의 손해율은 2009년 35.3%에서 2010년 88.0%, 2011년에는 131%까지 치솟았다.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는 3년 간 각각 346억원, 629억원, 2291억원이었지만, 지급한 보험금은 122억원, 553억원, 3009억원으로 급증했다.

 

2014년 11월 21일 서울중앙지법의 1심 재판부는 해당 보험계약의 보험가액은 보험금액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주 판단을 이유로 “한화손보는 SKT에 129억8,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래도 SKT의 청구금액 보다는 2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1심에서 패소한 한화손보는 항소를 했지만 2016년 4월29일 서울고법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고, 2016년 5월 16일 대법원에 상고한 바 있다.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SKT가 보험사에 출고가가 부풀려진 가격이라는 것을 알릴 의무가 없는 만큼 보험사가 부풀려진 출고가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해 보험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이는 무효가 아니다”고 밝혔다.

 

당초 SKT와 한화손보 간 분쟁의 핵심 쟁점은 단말기 분실보험계약의 구조와 해석 문제였다. 그런데 법원이 보조금 등으로 매우 복잡해진 단말기 가격에 대해 통신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