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낙연 전 총리 이어 춘추관서 직접 발표…지명 배경 대국민 설명
1978년 쌍용그룹 입사…미국 뉴욕과 LA 주재원으로 근무
풍부한 대내외 경력, 집권 후반기 국정 강화 하는데 큰 도움 될 듯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차기 국무총리로 정세균(69)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17일) 오후 2시30분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직접 정 전 의장에 대한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정 전 의장 지명은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정 전 의장이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이낙연 총리에 이어 또다시 호남 출신 총리가 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현 정부 초대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직접 춘추관을 찾아 지명 사실을 알렸다. 전례를 따른 것이지만 국회의장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한 예우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춘추관 브리핑룸에 선 것은 2017년 취임 직후 이 총리와 임종석 초대 비서실장 인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선, 작년 판문점 2차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이어 5번째다.
새 총리 지명에 따라 옷을 벗게 될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인 이 총리는 2년 7개월여라는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다.
정 전 의장의 총리 지명은 집권 후반기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공직기강을 다잡아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 운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경제통’으로 정평이 난 정 전 의장을 내각 수장으로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 최대 난제인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국회와 행정부의 협업은 물론 야당과의 협치가 중요한 시점에서 국회의원 6선에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전 의장이 적임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전북 진안 출신의 정 전 의장은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정 전 의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미국 뉴욕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페퍼다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북대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미국 뉴욕과 LA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1990년 상무이사로 승진해 수출업무를 담당했다.
정 전 의장은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부처 통솔 및 현장 경험으로 ‘경제 총리’에 적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정 전 의장은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고향을 지역구로 두다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대중 당시 총재 특보를 지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최고위직을 잇달아 역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인 2016∼2018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2012년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문 대통령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도 이른바 ‘정세균계(系)’의 지원사격으로 문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이런 경력들이 내각을 총지휘하는 총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입법부 수장을 지냈다는 측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국회 수장을 지낸 인물이 행정부 2인자가 된다는 점이 국회 인준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