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매물 내놓았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현상 반복
'강남권' 중심 매물 줄면서 '비강남권'에도 영향 미쳐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더욱 심화되는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각종 대책은 속수무책이고 치솟는 가격에 집주인들도 매물을 내놓았다 다시 거둬들이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16일 부동산114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0.11%) 대비 2배 가까이 커진 0.21%를 기록하면서 26주 연속 올랐다. 일반 아파트(0.19%)가 전주(0.12%)대비 0.07%포인트, 재건축 아파트(0.34%)가 전주(0.07%)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량이 크게 줄며 강세를 이어가면서 비강남권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다.
대규모 입주에도 불구하고 새 아파트 선호가 가격에 더 크게 작용한 강동(0.67%)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올해 9월 입주한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길동 강동자이 1500만원, 둔촌동 둔촌푸르지오와 둔촌주공이 1000만~3000만원 올랐다.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 한 고덕그라시움은 지난 9월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강동구 고덕동일대 대장주 아파트(총 4932가구)로 불린다.
이어 송파(0.48%), 구로(0.28%), 관악(0.25%), 강남(0.24%), 광진(0.22%), 노원(0.21%), 동대문(0.18%) 순으로 올랐다.
송파는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가 2500만~3500만원, 잠실동 주공5단지가 3000만원 상승했다. 관악은 중소규모의 저평가 단지가 약진했다. 봉천동 관악파크푸르지오가 1000만~2500만원 올랐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천만~2천만원 오른 건 매수자들이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집이 없다는 점이고, 집 주인이 매물을 내놓았다가 매수자가 나타나면 거둬들여 가격을 올려서 내놓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P 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가 집값을 올리고 있는데, 재건축, 재개발 등 호재가 없는 지역의 오래된 아파트도 (새 아파트가 있는 지역보다)상승폭이 적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9억원 초과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 중심 '서울 아파트'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성향이 강화 "
이런 가운데 9억원 초과 주택 매매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서울 지역의 주택,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시장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주택(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아파트)의 매매가격대별 거래에 따르면 9억원 초과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7%까지 줄어들었다. 올해는 73.6%로 5년 전에 비해 22.9%포인트 늘어났다. 거래량으로는 2015년 9195건에서 2019년 2만9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다보니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났고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서울 전지역의 아파트값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방 관계자는 "아파트 중심의 거래시장 형성으로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성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투자자들이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다양성보다는 획일화된 투자패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