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원 규모의 멕시코 농촌 ATM 프로젝트 수주
멕시코의 75%가 금융 사각지대, 복지 지원금 찾을 방법 없어
효성 TNS의 ATM기기 설치하면 취약계층 현금 전달 가능해져
조현준 회장 멕시코 대통령 만나 “빈곤층의 삶의 질 높이는데 기여할 것”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효성 조현준 회장이 멕시코 정부가 발주한 대규모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효성의 수주 금액은 ATM 8000대에 2030억원 규모이다. 단일 건으로는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일과성 수익의 문제를 넘어서는 가치가 있다는 게 조 회장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지구촌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의미가 크다.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효성TNS가 수주한 8000대는 멕시코 정부의 대형 복지 정책인 ‘농촌 ATM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멕시코는 GDP(국내총생산)기준으로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전체 인구 1억 2000만명의 17%인 2000만명이 정부의 복지 지원금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국토의 75%가 금융서비스 사각지대이다. 이로 인해 복지 지원금이 취약계층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돈을 보내도 찾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오지의 취약계층에게 복지카드를 지급하고 ATM기기를 설치해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농촌 AT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효성이 수주한 게 바로 이 사업이다.
조 회장은 지난 6일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사회적 가치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조 회장은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준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끄는 멕시코 정부의 서민 삶 우선정책과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농촌 ATM 프로젝트는 효성그룹이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완수해 멕시코 서민들이 불편없이 A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빈곤층의 삶의 질을 높이고 멕시코의 복지전달 체계 강화에도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이번 ATM 수주에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선 이유는 이윤창출을 넘어서는 사회적 책임 수행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농촌 ATM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효성이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달라"고 화답했다.
조 회장은 평소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는 평소에도 늘 "기업은 소외된 이웃을 돕고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효성 TNS가 2020년 말까지 8000대의 ATM기를 납품하면 멕시코 내 시장 점유율은 2%에서 15%로 급상승하게 된다.
효성의 전력 및 신재생 에너지 기술 수출 확대될 듯
조 회장의 ‘글로벌 정상 경영’ 탄력 붙을 듯
또한 이번 수주를 통해 멕시코 내 ATM 점유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효성의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출 타진 및 영역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멕시코 시장에서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전력·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노하우를 기반으로 멕시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멕시코에서 운영 중인 2개의 에어백 제조법인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서 조 회장은 “전력 인프라 사업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효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멕시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면서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완수해 멕시코 서민들이 불편 없이 ATM을 이용해 빈곤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수주는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 글로벌 정상 경영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해서 각국 최고위급 인사들과 만나는 등 거침없는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각국 대통령 및 최고 경영자를 직접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겠다는 조 회장의 노력이 돋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