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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패러다임 전환

③ 이미지센서 세계 1위 日 소니 위협하는 삼성전자, '적과의 동침'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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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갑
입력 : 2019.10.30 09:37 ㅣ 수정 : 2019.10.30 09:53

이미지센서 1위 日 소니 위협하는 삼성

▲ 삼성전자의 1억 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위)와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아래) [사진=삼성전자]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세계 최초로 1억 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출시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는 세계 2위, 차량용은 점유율 2% 불과

 

업계 1위 '소니' 기술력 상회했지만 시장 가격은 소니가 2배

 

애플, LG전자 등 경쟁사도 판매처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소니’의 왕좌를 삼성전자가 위협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 기술을 이미지센서 제조 공정에 응용해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진보가 빛을 발하려면 경쟁사인 애플, LG전자와의 협업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바로 모바일용 이미지 센서의 판매처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2일 삼성전자는 1억 800만 화소의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했다. 인간의 눈이 가진 해상도 1억 2000만 화소에 근접한 것으로 화소수만 따지면 이 분야 점유율 1위 소니보다 앞선 수준이다. 앞서 5월 6400만 화소의 ‘GW1’을 내놓은 지 3개월 만이다.

 

이미지센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한 종류로 아날로그 파장인 빛을 받아들여 디지털 신호로 바꾼다. 렌즈와 짝을 이뤄 디지털카메라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부품인 이유다.

 

이 때문에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과 드론 등 디지털카메라를 입력 수단으로 사용하는 IT 제품의 수요를 따라 시장 규모가 커진다. 활용 분야는 모바일이 압도적인 가운데 디지털카메라와 자동차, 보안장비, 태블릿 등이다.

 

▲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 전망 [자료=Techno Systems Research]

전체 시장 규모는 ‘우상향’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Techno Systems Research)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30억달러(15조 1580억원)를 기록했으며 올해 150억달러(17조 4900억원), 내년 167억달러(19조 4722억원)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 모바일은 2018년, 차량용은 2017년 기준 [그래픽=뉴스투데이 이원갑]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조사한 올해 1분기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1위는 51.1%의 일본 기업 소니, 2위는 17.8%의 삼성전자, 3위는 13.5%의 미국 기업 옴니비전이다. 삼성은 지난 2014년 2분기 처음으로 옴니비전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이후 6년째 2위를 지키고 있다.

 

선두 기업 소니의 압도적 매출 점유율은 그간의 기술력이 만들어낸 ‘프리미엄’에 기반하고 있다.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의 지난 6월 보고서에 의하면 소니의 이미지센서 평균 판매 가격(ASP)은 4.53달러로 2.14달러인 삼성전자 제품보다 2배 이상의 값을 받는다. 판매량보다는 제품의 기술력에 기대 성장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짧은 간격을 두고 이미지센서 분야의 기술 역전을 이뤄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모양새가 타 업체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지배하게 된 소니의 뒷모습을 빼닮았다는 평가다.

 

▶강점◀ 이미지센서 공정에 D램 제조기술 응용…설비 전환 가능

삼성전자를 세계 2위 이미지센서 사업자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2013년에 개발된 신공정 기술 ‘아이소셀(ISOCELL)’이다. 아이소셀은 여러 개의 픽셀로 이뤄진 센서 내에서 각각의 픽셀 사이에 격벽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제조 공정이 D램과 유사해 노후 D램 제조 시설도 이미지센서 공장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아이소셀 기술이 카메라에 적용되면 색상 재현력을 높이고 어두운 곳에서 사진이 잘 찍히도록 하는 효과를 얻는다. 특히 간섭 현상이나 감도 저하 등의 약점을 막아 줘 고해상도 센서를 만들기 쉽게 한다.

 

실적 면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DS부문에서도 비메모리 분야를 맡은 시스템LSI 사업부가 담당한다. 장기적인 수요 감소가 이어지는 메모리 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이들 비메모리 분야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DS부문 중 반도체 분야 매출은 16조 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6.83%(5조 9000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메모리 분야 매출이 33.51%(6조 2000억원) 떨어진 1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메모리 분야는 3조 7900억원의 매출을 나타내 전년 대비 8.6%(3000억원) 늘어났다.

‘피아 식별’ 없는 판로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에 대항해 중국의 샤오미가 지난 24일 출시한 아웃폴딩 방식 스마트폰 ‘미 믹스 알파’에는 삼성전자의 HMX 이미지센서가 탑재됐다. 역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50S 씽큐(ThinQ)’는 경쟁사 삼성전자의 3200만 화소 이미지센서 GD1을 썼다.

◀약점▶ 자동차용 시장서는 ‘군소 업체’…미국 기업들이 70% 장악

 

다만 자동차의 첨단 운전자 지원 체계(ADAS)에 쓰이는 전장향(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는 이 같은 ‘양강 구도’가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3-4위를 다투고 있던 미국 기업들이 자동차용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1월 ‘중점보고서’에서 TSR의 조사를 인용해 2017년 기준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1위가 44%의 온 세미컨덕터, 2위가 25%의 옴니비전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3위로 9%, 삼성전자는 6위로 2%에 그쳤다.

 

자동차용 이미지센서는 가장 급격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IC 인사이츠’의 분석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중 자동차용의 비중은 2015년 3%에서 내년 14%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돼 70%에서 48%로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 모바일과 대조를 보였다.

 

보고서에서 이미혜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이미지 센서를 포함하는 카메라모듈, 레이더, 라이다 센서의 성장성이 높다”라며 “이 중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15년 101억 달러에서 2020년 17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에 관해서는 “스마트폰 및 자동차용 이미지센서에서 선도 사업자를 추격 중”이라며 “자동차용 이미지센서는 시장 진출 초기 단계이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그래픽=뉴스투데이 이원갑]

◆정부의 정책적 과제 = 생태계 조성 위한 투자계획의 차질없는 수행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0년간 0.2%p 늘어나는 데 그친 3.1%에 불과했고 대기업을 빼면 1%까지 내려갔다.

시스템반도체가 제자리걸음을 한 이유는 ‘자력갱생’이 가능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만이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팹리스(설계)와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모두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투자금을 모으기도, 수요처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4월 30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시스템반도체 기업을 키워내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했다. 소위 상생 구조이다. 기업들의 판로를 트고 투자를 확대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새로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2029년까지 예산 1조원이 투입돼 ▲연구개발(R&D) 확대 ▲수요 창출 ▲세제 혜택 ▲시설투자 지원 ▲인력 양성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향후 정책적 과제에 대해 “저희가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따로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삼성 차원의 파운드리 투자 계획은 4월 시스템반도체 투자계획에서 밝힌 바 있고 이미지센서만 따로 놓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라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에서 향후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파운드리(생산) 및 시스템LSI(설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전문인력 1만 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정부가 예정대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완성하는 것이 이 같은 계획의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길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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