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현대차, 앱티브와 합작으로 자율주행차 글로벌 선도자로
현대차, 앱티브와 합작으로 자율주행차 글로벌 선도자로
[뉴스투데이=정동근기자] 현대차그룹이 세계적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율주행차 분야의 글로벌 선도자로 본격 나서고 있다.
일단 전세계 완성차업계는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자율주행과 관련한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협업 수준을 훨씬 넘어서기 때문이다.
단순 협업 넘어 초대형 합작 정공법…'지각변동 시작'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50대 50의 공동 운영체계를 갖춰 향후 기술 개방성을 유지하면서도 핵심기술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합작하는 앱티브는 GM의 계열사였던 부품업체 델파이가 2017년 분할하면서 사명을 바꾼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두고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있다.
앱티브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사 순위에서는 20위를 기록했지만, 차량용 전장부품만 공급하는 업체 순위로는 세계 선두권이다.
특히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부문이 자율주행이다.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힌 오토마티카와 누토노미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끌어올렸다.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내비건트 리서치의 평가에서 자율주행 기술 종합 순위는 웨이모와 GM, 포드에 이어 4위이며 순수 자율주행 순위는 3위로 포드에 앞섰다.
앱티브는 현재 보스턴에 있는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와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이 주로 무난한 교통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과 열악한 기후나 지형 등 난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여러 업체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가 유일했다.
현대차, 자율주행 핵심 SW개발 '새로운 길' 모색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은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함께 최상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협업을 넘어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순 공급받을 경우 근본적인 자율주행 솔루션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인지와 판단, 제어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런 세 가지 과정이 원활하게 수행되려면 각종 하드웨어와 연계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복잡성과 고난도를 고려하면 다양한 정보와 부품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자율주행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든 이유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앱티브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두권 업체이면서도 지금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지분 투자 등 적극적인 협업 구도를 갖추지 않았다.
앱티브 역시 자동차 개발, 제조 역량과 세계 5위의 생산능력 등을 갖춘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됐다. 양측이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을 마련해 '개방형 협력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벌어진 자율주행 협력은 주로 자동차 업체가 ICT 기업을 완전히 인수하거나 또는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를 보였지만,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50대 50의 공동 운영체계를 갖춰 차별화했다.
완전 인수는 타 업체에 대한 기술 폐쇄성으로 호환성이 부족할 수 있고 소수 지분 확보는 자동차 업체가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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