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진솔 기자]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충격으로 어려움 겪는 가운데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카드사는 더욱 울상을 짓고 있다.
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3개 대형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448억원)보다 5.5% 줄어든 6094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10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92억원)보다 15.9% 줄어 대형 카드사의 감소폭보다 컸다.
업계에서는 아직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중소형 카드사들도 비슷한 입장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대형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 충격을 방어한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의 규모 자체가 작은 영향이다.
카드업계는 수입 감소 외에도 여러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연회비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소위 '혜자카드'도 나오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이사회에서 정한 상품 설계 기준에 따라 새 카드를 출시하고 적자가 발생하면 이유를 분석해 보고하도록 잠정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의 취급금액이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카드사 순익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레버리지 배율규제도 중소형 카드사엔 커다란 고민이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카드론 등 대출 사업인데 일괄적인 규제는 중소형 카드사에게 더욱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2017년부터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대출 자산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연 7%를 초과할 수 없다.
기존 대출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카드사에 비해 중소형카드사는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또 레버리지 배율 규제도 막막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지 못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아직 여유가 있는 대형 카드사와 달리 중소형 카드사는 레버리지 배율이 규제치인 6배에 임박했다.
자금조달을 늘리지 않는 이상 더는 사업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자금조달에 나섰으나 부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실적이 공개된 5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전년동기(6253억원)보다 9.9%(616억원) 늘어난 686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카드사가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신용공여,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영업자산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최근 계속되는 규제와 경기 악화에 기인한 연체율 증가 등으로 카드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균형 성장도 놓칠 수 없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개별사로서 쉽게 말 못한다"고 했지만 이내 "큰 회사만 더욱 커지고 작은 회사는 커질 수 없는 구조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