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당장 문닫고 싶어요" 편의점주들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벌써부터 걱정’

안서진 입력 : 2019.07.15 17:57 ㅣ 수정 : 2019.07.15 17:59

[현장르포] 당장 문닫고 싶은 편의점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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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8,350원)보다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편의점 및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안서진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8590원, 2.87% 인상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 삭감 주장

주휴수당 피하기 위한 ’쪼개기 아르바이트‘ 사례 늘어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인건비 아끼려고 하루에 12시간씩 근무하고 있어요. 저 같은 편의점 점주나 자영업자들은 다 죽어가는 거죠.”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8,350원)보다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점주는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대해 “이미 835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을 깎을 순 없어도 동결되기를 바랐다”면서 “물가 경제 수준과 비교해 8,590원은 너무 높다”며 " 딩징 문을 닫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최저 임금이 인상된 이후 A 점주의 한 달 근무 시간은 400시간에 다다른다. 하루 평균 10~12시간을 일하는 그는 “이미 아무것도 못 하고 온종일 편의점에 매여있는 상황인데 내년에는 어떻게 가게를 운영할지 벌써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는 ‘우리들은 정책적 실험대상이 아니다’는 입장문을 지난 12일 제시했다. 전편협은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주요 편의점 4개사 협의회로 구성돼 있다.

입장문에 따르면 “저녁 없는 삶을 보내는 점주 및 소상공인들을 감안하면 작년 최저임금 대비 삭감 혹은 동결이 옳다”면서 “주휴수당을 포함해 사용자가 실제 지급하는 최저임금은 올해 이미 1만 원을 넘어섰다”고 반발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를 오히려 빼앗고 쪼개는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고 강조하며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의 삭감을 주장했다.

주휴수당이란 근로기준법 55조에 따라 1주일 동안 15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유급 휴일에 대한 수당을 의미한다. 2019년 최저임금(8,350원) 기준 주휴수당 실수령액은 1만 20원이다. 그러나 최근 최저임금 인상 이후 편의점에서는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고자 15시간 미만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이른바 ‘쪼개기 아르바이트’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7년 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점주는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고자 고용하던 5명의 아르바이트생의 시간을 줄였고 그 줄인 시간 만큼 내가 대신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해 매달 약 300만 원 정도씩 인건비를 아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최저임금이 인상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 대학생 B 씨는 “최저임금 탓에 주5일 동안 일을 하다가 주 3일로 근무 시간이 줄었다”고 했다. 또 “이미 작년부터 최저임금이 올라 편의점뿐만 아니라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예전보다 많이 힘들어졌는데 내년에는 더 일자리가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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