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강달호 대표 ① 경력 : ‘R&D 야전사령관’, 33년만에 총지휘권 잡다
화공과 석사 출신 엔지니어 CEO…현장서 기술 개발 매진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지난해 12월 취임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학구파 오일뱅크맨’이다. 화학공학 전문가로서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이래 약 35년간 오일뱅크에서 기술개발에 주력해왔다.
1958년 생인 강달호 대표는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에 제출된 석사 학위 청구논문에서 강 대표는 맥동탑(Pulsed tower)을 이용한 액체 용매 추출 과정에서 진폭이나 진동수 등의 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논문 제출 2년 후인 1985년 가을에 곧바로 오일뱅크(당시 극동정유)에 입사한 강 대표는 이후 1989년 설립된 ‘오일뱅크의 심장’ 대산공장에서 연구 엔지니어이자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본격적으로 중앙직으로 기용되기 시작한 2008년에는 생산부문장(상무)을 역임하고 2015년 대산공장 안전생산본부장 부사장에 취임하는 등 관리자로서의 역할도 맡기 시작했다.
‘주특기’인 연구 분야 커리어도 계속 확고해져 2011년에는 경기도 성남 판교 일대에 신설된 통합 중앙기술연구원의 초대 원장 자리에 올랐다. 2016년에는 오일뱅크 부사장으로서 비정유계열 합작법인 현대OCI의 대표를 1년가량 겸임했고 이후 마찬가지로 비정유 부문을 전담하는 신사업건설본부장을 함께 맡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1월 6일 당시 안전생산본부장이던 강 대표를 오일뱅크의 신임 대표로 내정하고 12월 21일에 정식 선임했다.
◆ 통합 연구소 첫 수장 맡아 신사업 R&D 수행하기도
대표 취임 이후에도 공장으로 교차 출근을 할 만큼 대산공장 현장은 강 대표의 커리어 전체를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년 이상 그가 몸담아 온 대산공장은 같은 양의 기름으로 최대한 많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뽑아내는 데 특화돼 있다.
수입된 원유는 정제 과정에서 휘발유, 경유 등의 비싼 기름부터 벙커 C유 같은 값싼 기름으로 분화되는데 이 공정의 ‘고도화율’이 높을수록 비싼 기름이 많이 나온다.
대산공장은 2011년 당시 오일뱅크 사장이었던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의 결정에 따라 고도화율을 30.8%까지 끌어올려 업계 선두를 차지했고 이후 2018년에도 40.6%를 달성하면서 1위 자리를 굳혔다.
강 대표가 회사의 미래 먹거리인 비정유 석유화학 사업에 관여하는 연구소와 계열사, 사업부를 ‘야전사령관’으로서 이끌며 해당 신사업도 성장해왔다.
특히 중앙기술연구원은 2011년 처음 설립돼 강 대표가 지휘를 맡은 이후 약 2년 반 동안 개방형 R&D 체제에 힘입어 ▲정유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정유 공정용 촉매 개발 ▲초중질 원유 처리 기술 ▲각종 국책과제 등에 착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