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가 유통의 미래인 까닭] ① 정용진의 '초저가'와 골목상권 가격 비교

강이슬 기자 입력 : 2019.05.16 07:01 ㅣ 수정 : 2019.05.16 07:01

[노브랜드가 유통의 미래인 까닭] ①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초저가전략'가 집약된 '노브랜드'는 주변 상권과 비교해 얼마나 저렴할까. [사진=뉴스투데이]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은 일종의 혁신이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굳어진 유통업계에서의 생존법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주의’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스타를 기용한 광고를 제작, 살포해 얻어내는 ‘브랜드’가치를 포기하고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실험정신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 침해논쟁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그의 ‘노브랜드’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해당된다. 양극화시대에 다수의 소비자가 낮은 가격에 고품질의 상품을 구매하는 ‘쾌락’을 얻을 수 있다면, 소수의 동네상인들의 ‘고통’은 감수할만하다. 그 고통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노브랜드 기획을 착안했다. <편집자 주>


정용진의 '노브랜드' 실체 검증 위해 서울시내 3개 상권 '가격비교'

 

노브랜드의 인기 생활용품 5개를 동네 슈퍼의 가장 저렴한 브랜드와 비교

 

[뉴스투데이=강이슬 / 김연주 기자] “중간은 없다. 스마트한 고객 때문에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며,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초저가 전략’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을 내세운 ‘노브랜드’가 올해 4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시끄럽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난이 따라왔다.

 

노브랜드가 들어서면 정말 골목상권이 휘청거리게 될까. 그럴 정도로 노브랜드가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우선 검증해보기로 했다.

 

본지 기자들은 서울 강남, 강서, 강북 지역의 노브랜드 매장 그리고 그곳과 가장 가까운 동네 슈퍼를 찾았다. 노브랜드가 동네 슈퍼와 비교해 얼마나 저렴한지부터 확인해보기로 했다.

 

비교 대상으로 노브랜드의 인기상품을 5개로 추렸다. 가전제품은 제외하고, 동네 슈퍼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선정해 비교했다.

 

비교품목 5개는 우유 1L, 생수 2L*6, 크렌베리 시리얼, 3겹 화장지, 물티슈 100개입이다. 노브랜드 상품명은 ▲하루종일 굿모닝 굿밀크 ▲미네랄워터 ▲아몬드 크렌베리 시리얼 ▲JUST 3겹 화장지(30M*30롤) ▲깨끗한물티슈다. 동네 슈퍼에서는 조건이 같은 제품 중 가장 저렴한 상품과 비교했다.

 

▲ 5가지 주요상품에 대한 노브랜드와 주변 슈퍼마켓 가격 비교. 왼쪽은 노브랜드, 오른쪽은 슈퍼마켓에서 확인한 가격이다. [사진=뉴스투데이]

강남지역 비교, 5개 품목 구매하는데 노브랜드가 19.24%(4340원) 더 저렴

 

화장지는 동네 슈퍼가 300원 더 저렴

 

먼저, 서울 강남지역에 노브랜드 서울서초G5점으로 향했다. 가격비교는 근처 대형 유통사의 슈퍼마켓이 아닌, 이곳과 가장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을 찾았다.

 

비교품목 5가지 중 4개 제품이 노브랜드 매장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됐다. 물티슈 200원, 우유 500원, 크랜베리 시리얼 1600원, 생수는 무려 2520원이 더 저렴했다. 단, 3겹 화장지는 동네슈퍼가 480원 더 저렴했다. 5가지 품목을 노브랜드에서 구매하면 총비용은 1만8220원이다. 반면 동네슈퍼에서는 2만2560원이 든다. 노브랜드가 19.24%(4340원) 더 저렴했다.

 

▲ 서울 강남지역 노브랜드 매장과 주변상권 가격 비교 [표=뉴스투데이]

강서지역 비교, 노브랜드가 13.9% (2940원) 더 저렴

 

동네 슈퍼 일반 시리얼이 노브랜드의 크랜베리 시리얼보다 1000원 더 싸

다음으로 들른 곳은 강서지역 노브랜드 서대문 신촌점이다. 지난해 신촌 명물거리에 문을 연 노브랜드는 대학가에 있는 만큼 자취생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다. 앞서 강남지역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곳과 가장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 품목을 대상으로 가격비교를 진행했다.

강남 지점과 마찬가지로 비교품목 5가지 중 4개의 제품이 노브랜드 매장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됐다. 물티슈는 200원, 우유는 100원, 3겹 화장지는 820원, 생수는 2820원 더 저렴했다.

 

시리얼의 경우에만 노브랜드가 1000원 더 비쌌다. 참고로 마트에서는 크랜베리 시리얼을 찾을 수 없어 가장 대표적인 시리얼 브랜드의 600g 용량 제품과 가격을 비교했다.

 

노브랜드에서 5품목을 구매했을 시 드는 비용은 1만8220원, 반면 동네 슈퍼마켓을 이용한 경우 가격은 2만1160원으로 13.9% (2940원) 더 저렴했다.

 

▲ 서울 강남지역 노브랜드 매장과 주변상권 가격 비교 [표=뉴스투데이]

재래시장 지역 비교, 노브랜드가 25.63%(6280원) 저렴해 가장 큰 격차

 

일반 시리얼이 노브랜드의 크랜베리 시리얼보다 1680원 더 싸

 

3개지역 평균내보니 노브랜드가 19.88%(4520원) 더 저렴

 

마지막으로 노브랜드 경동시장점과 근처 골목상권의 가격 차를 살펴봤다. 경동시장 점은 시장 중심가에 위치한 지점으로, 근처에 오래된 소규모 슈퍼마켓들이 많은 곳이다. 비교 대상은 노브랜드 경동시장과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이다.

 

강남, 강서지역과 마찬가지로 노브랜드가 총 5가지 품목 중 4가지 품목에서 더 저렴했다. 물티슈는 200원, 우유는 20원, 생수는 4020원, 3겹 화장지는 3720원 더 저렴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생수·물티슈에서 가격 차가 큰 것을 볼 수 있다.

 

시리얼의 경우 강서지역과 마찬가지로 마트에서는 크랜베리 시리얼을 찾을 수 없었다. 비교대상은 가장 대표적인 시리얼 브랜드의 600g 용량 제품을 선정했다. 그럴 경우 동네 슈퍼가 1680원 더 저렴했다.

 

노브랜드는 위 5가지 품목을 구매하면 총 1만8220원이 드는 데 반해 동네 슈퍼마켓은 총 2만4500원이 들어 노브랜드가 25.63%(6280원) 저렴한 것을 알 수 있다.

 

▲ 서울 강북지역 노브랜드 매장과 주변상권 가격 비교 [표=뉴스투데이]

종합적으로 봤을 때, 노브랜드 5가지 품목의 합산 금액이 각 지역 골목상권의 합산 평균 금액보다 19.88%(4520원)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