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모든 삼성 제품에 빅스비 탑재 예정
“하이 빅스비”하면 에어컨과 TV가 동시작동?…‘중복 작동’ 방지 위한 기술 혁신 필요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가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Bixby)’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삼성의 모든 전자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17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2019년형 무풍 에어컨’ 신제품도 한층 강화된 ‘뉴 빅스비’를 적용했다.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 이재환 상무는 이날 서울 우면동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삼성 무풍 작년 모델은 물론, 타사 제품과 비교해 차별화된 뉴 빅스비 기능”을 강조했다.
이 상무는 “작년 모델에 적용된 빅스비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 이번 신제품에 탑재된 뉴 빅스비는 다른 가전제품을 연동시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무풍 에어컨을 하나의 ‘AI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무풍 에어컨에서 음성 명령으로 빅스비를 작동시키면, 다른 벽걸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TV 등 삼성 제품들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것. 에어컨에 “오늘 날씨 어때?”나 “오늘 증시는”과 같은 생활·증권 정보도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문제점도 생긴다. 다양한 삼성전자 제품·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음성 명령으로 빅스비를 작동시킬 때 ‘중복 작동’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실에서 삼성 무풍 에어컨에 대고 “하이 빅스비”라고 말하면 같은 공간에 있던 삼성 TV와 스마트폰 등에서도 빅스비가 작동될 수 있는 것.
이미 패밀리허브 냉장고나 삼성 스마트 TV 등 가전제품에서 빅스비를 호출할 때, 사용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갤릭시 스마트폰에서 빅스비가 동시에 작동되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나중에는 삼성전자 AI 스피커 ‘갤럭시 홈’과도 역할이 겹칠 수 있다. 갤럭시 홈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공개된 후, 향후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삼성전자 가전 개발팀 유미영 상무, “가까운 디바이스가 먼저 반응하는 시스템 고민 중”
'빅스비 플랫폼'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기술적 혁신이 필요한 상홍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유미영 상무는 “실제로 깊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사용자가 빅스비를 호출했을 때, 여러 개 디바이스 중 하나만 반응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고 밝혔다.
유 상무는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하이 빅스비’라고 했을 때, 가장 가까이에서 신호를 감지한 디바이스가 먼저 반응하고, 이때 다른 기기는 빅스비를 중복 작동시키지 않도록 자동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빅스비’라는 단일한 플랫폼을 통해 자사 모든 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술 개발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 및 IT(정보기술)기기에 빅스비를 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2019년형 무풍 에어컨에 탑재된 뉴 빅스비는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해 각기 다른 성향과 생활패턴을 수집하고, 그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상반기 중에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