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서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 토론회 열려
스튜어드십코드 활용 방안 논의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16일 국민연금의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가입자인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노후자금을 맡긴 국민들을 위한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이날 야당 의원들을 비롯해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채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함께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와 야당 의원들은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 의원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됐지만 국민연금은 아직도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라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부담스럽다면 지배구조개선 펀드의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갑질과 일수 등 불법행위로 주가에 영향을 미쳐 연기금에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상법에 따라 이사 해임 청구와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무 집행 지시자를 상대로도 소송할 수 있다"며 주주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의 새로운 시험대"라며 "기금운용위원회는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 직무정지를 비롯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학영 의원도 "한진 사주의 일가의 갑질, 불법, 탈법으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대한항공 사태 해결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은 대한항공 총수일가가 땅콩회항과 물컵갑질, 명품밀수로 대한항공 이미지와 기업가치를 하락시켰기 때문에 경영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조 회장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견제·감독을 이행하지 않은 대한항공 이사들과 자회사인 한진칼 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반대와 해임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2004년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행사가 허용된 후 회사·대주주 제안 안건에 대부분 찬성해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작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적극적인 주주권행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린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참여연대와 민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민주노총 등이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에 맞서 보수성향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지배구조포럼은 같은 시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을 경계한다'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행동원칙을 규정한 자율규범이다. 큰 집안의 일을 담당하는 집사(Steward)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여겨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지침이다. 국민연금은 이를 도입해 제한적 경영참여의 길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