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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에 막막한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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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입력 : 2018.11.07 15:40 ㅣ 수정 : 2018.11.07 15:40

▲ ⓒ뉴스투데이DB


금융당국 내년 감축 목표치 1조원…기타마케팅비용서 인하할 듯
 
일시적 할부 및 적립 혜택 마케팅 사라지면 중소 카드사 경쟁력 잃어

"구조조정 현실화되면 카드업계 종사자 10만명 생존권 위협"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이달 중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키로 하면서 카드사와 카드산업 노조가 '인하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정한 내년도 수수료 감축 목표치는 1조원으로 이를 카드사들의 기타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6조724억원으로 이중 일회성 마케팅 비용에 해당하는 기타마케팅 비용은 1조616억원(17.5%)이다.
 
‘일회성 마케팅’은 졸업·입학 시즌이나 겨울 시즌 등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무이자 할부, 포인트 추가 적립,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마케팅이다.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중에서는 부가서비스 비용이 4조4808억원(73.8%)으로 가장 크지만, 이는 상품 약관에 명시된 혜택과 관련돼 있어 쉽게 줄일 수 없을뿐더러 약관 수정 또한 번거롭다. 반면 일회성 마케팅 비용인 기타마케팅 비용은 상품 약관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감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게 되면 내년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올해 실적이 크게 줄었다. 올 3분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비씨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의 전체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9%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7806억원 대비 49.3% 감소한 3955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하나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80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9.9%), 우리카드(8.9%) 등도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줄일 경우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카드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미 일각에선 구조조정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1월 200명 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KB국민카드도 최근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현대카드도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과 함께 올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에서 총 400명의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 연말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창사 후 첫 구조조정이다.
 
이러한 구조조정 움직임에 지난 1일에는 카드사 직원들이 직접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날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 산하 6개 카드사 노조는 금융당국의 강압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적격비용 산정 결과 카드수수료 수익이 1조원 이상 줄어들 경우 카드사 구조조정만 남게 될 것이다”며 “카드사 노조·카드모집인·카드배송인 등 카드업계 종사자 10만명은 물론 그들 가족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성토했다. 
 
다른 카드 노조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는 것은 중소 카드사 입장에선 영업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영업을 유지할려면 인력 감축으로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어 구조조정이 전 업계에 퍼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카드사 수수료 인하를 통해서만 소상공인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지난 3월 여신금융협회가 영세가맹점 5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7.2%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기침체’를 뽑았는데 ‘카드수수료’ 문제는 2.6%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카드모집인·카드배송인 등 카드업계 종사자 10만명과 40만명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결국 소상공인과 카드산업과 모두가 공멸하는 제2 카드대란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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