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중 7000억원은 기존 인하대책 절감분, 추가로 3000억원 인하 방안 추진
금융당국 “마케팅비용 줄여서” VS 카드사 “중소카드사 죽으란 소리”
신한카드 실적 발표서 당기순이익 49.3% 줄어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두고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가량 절감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다. 업계에선 가맹점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의 10%를 한꺼번에 줄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업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에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1조원 절감 방안을 논의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담당 임원들과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논의하고 내달 개최되는 당정협의를 거쳐 카드 수수료 재산정 방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카드 수수료 재산정’은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기존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 대책이 내년에 시행됐을 때 절감분으로 실질적인 추가 방안은 3000억원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0.065~0.067%포인트 줄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수료율을 줄이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드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마케팅 비용이 중요하다”며 “또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게 되면 결론적으로 대다수 서민들에게 알짜 혜택들이 사라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비용을 줄이면 가장 큰 타격은 중소 카드사들이 될 것이다”며 “대형카드사들에 비해 더욱 마케팅 비용을 줄일텐데 고객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카드업계는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이 말하는 수수료 1조원 감축은 사실상 2조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은 지난 3년간의 원가를 토대로 계산된다. 카드사들은 지난 3년간 저금리 기조로 조달비용이 낮았지만 현재 금리가 상승중이어서 지난 3년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는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 매출액 기준을 각각 연 2억원(영세), 3억원(중소)에서 연 3억원(영세), 5억원(중소)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 24일 신한카드 실적이 두 자릿수 하락세로 나타나 업계 반발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9.3% 줄어 3955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