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소통과 수익 다변화 추구하는 ‘몽상가’

송은호 입력 : 2018.04.04 14:44 ㅣ 수정 : 2018.04.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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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신임 사장. ⓒNH투자증권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증권맨’ 경력 덕분
 
정영채는 올해 3월 NH투자증권 ‘신임’ 사장이 됐다. IB부문 대표에서 전 조직을 이끌어가는 수장이 된 것이다. 

경북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 대우증권에서 ‘증권맨’ 경력을 시작했다.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IB 부장, 기획본부장을 맡다가 2005년 IB사업부 대표로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했고 이후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하면서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 수장이 되었다.
 
정 사장이 증권업계에 첫발을 디딘 1997년 당시, 대우증권과 함께 대신증권, 동서증권 LG증권이 ‘빅4’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 동서증권은 사라지고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증권은 제일은행과 KDB산업은행 등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이후 2016년 미래에셋에 흡수되었다. LG증권은 우리증권과 합쳐져 우리투자증권이 되었다.
 
정 사장은 지난달 23일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빅4’ 증권사 중 3곳이 사라진 것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가 과거 단순 위탁 매매와 단순중개업 위주 사업구조를 가졌다면 앞으로는 다양해진 고객층의 니즈에 대응해 전략적 자문과 종합적 투자 솔루션까지 대응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역량’인 IB 우선 육성 후 수익 다변화 노려
 
정영채 사장은 이를 위해 자신의 ‘특화’ 분야인 IB 부문을 우선 육성하고 다른 부문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정영채 사장이 발탁된 배경에는 IB 분야에서 거둔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정 사장은 14년째 IB사업부 대표를 맡으며, NH투자증권의 IB 부문을 크게 성장시켰다.
 
정 사장 본인도 “국내외 타 증권사 사례로 보아 IB부문 출신이 CEO가 되는 것이 시대적 트렌드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 사업부가 전체 수익의 40%를 넘어서는 안 된다”며 “IB 부문에만 집중하다가 다른 분야를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 체험, 책임경영…정영채의 3가지 경영철학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정영채 사장은 우선 활발한 사내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IB부문 대표 시절, 자신은 물론 구성원이 모든 일정을 공개하며 구성원 간 소통을 중시했다. 정 사장은 전 사업부에 ‘일정 공개’를 확대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공유된 내 일정을 보고 필요한 보고 및 식사 약속을 잡으면 된다”며 소통 중시 행보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는 CEO와 임직원이 상하관계 아닌 파트너 관계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일정을 공유하되 퇴근 시간 등으로 문제 삼지 않으며 자율성을 준 것이다.
 
소통과 더불어 경험을 중요시하는 정 사장은 ‘현장경영’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앞으로 고객을 자주 만나며 밖으로 계속 발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취임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가방끈이 짧다 보니 체험적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체험’을 중요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다수 금융업계 CEO들이 경영경제학에 석박사 학위를 가진 데 반해 정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실무 경력만을 쌓아왔다.
 
또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영채 사장은 지난 28일 NH투자증권 주식 5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6697주에 더해 1만 1697주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책임경영’을 위한 자사주 매입으로 풀이된다. 정영채 사장은 “재테크에는 능하지 않지만 내가 직접 IPO를 담당한 기업의 주식은 꼭 매입해 둔다”고 밝힌 적도 있다. 자신이 해당 기업에 내린 판단이 적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상장 후에도 해당 기업에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정영채 사장, “나는 몽상가로 불리지만, ‘꿈’은 이룰 것” 단언
 
정영채 사장이 임기 내에 맡은 시급한 과제는 바로 ‘단기금융업 인가’다. 국내 증권사 ‘빅5’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선점 효과를 빼앗겼다는 점은 아쉽지만 전략을 재점검하는 등의 시간을 얻었다는 장점도 있다”며 “단기 금융업 인가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의 ‘플랫폼’화를 이루기 위해 핵심역량인 IB 부문부터 우선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3년 내 경상이익 30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정 사장은 “이런 목표와 관련해 몽상가로 불리기도 하지만 꿈을 이룰 것으로 자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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