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동빈의 ‘파격 스마트오피스’ 1번 타자 롯데물산 탐방해보니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3.21 16:39 ㅣ 수정 : 2017.06.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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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물산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강이슬 기자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양대 악재로 곤경에 처한 신동빈 회장, "새로운 근무환경 마련하라" 지시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9층에 위치한 롯데물산 사무실을 찾았다. 오는 4월 3일 오픈을 앞둔 롯데월드타워를 기자들에게 선공개하는 프레스투어의 일환이다.

롯데월드타워 14층~38층은 ‘프라임 오피스(PRIME OFFICE)’로 구성됐다. 롯데물산은 지난 13일 계열사 최초, 그리고 프라임오피스 최초로 19층에 입주했다.

롯데물산은 롯데 신동빈 회장의 “새로운 근무 환경을 마련하라”는 지시 아래 ‘스마트 오피스’란 콘셉트로 사무실을 꾸몄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검찰 수사'의 양대 악재로 어수선하지만 "갈 길은 간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변동좌석제 실시로  직원 자리 매일 바뀌고 개인 짐은 사물함에

롯데물산 사무실의 첫 번째 특징은 ‘변동 좌석제’이다.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노트북과 개인 사물함을 배정받고, 그날 그날 원하는 좌석을 자유롭게 정해 업무를 본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오른편에 사물함이 즐비돼있다. 고급스런 목욕탕에서나 볼법한 광경이다. 몇걸음 더 안으로 옮기니 채광좋은 창가 자리에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눈에 띈다.

본격적인 사무공간에는 ‘파티션’도 없고, 부서를 나누는 ‘푯말’도 없다. 한 사무공간 안에 각각 다른 부서 직원들이 자리구별없이 일한다.

▲ 롯데물산은 한 업무공간에 마케팅팀 개발팀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이 구별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 ⓒ강이슬 기자


좌석마다 있는 유선 전화기는 ‘로그인-로그아웃’ 방식이다. 직원번호를 설정하면 매일 다른 좌석에 앉아도 직원 개인의 ‘직통전화’로 연결된다.
 
롯데물산 직원 A씨는 “사실 자기 자리도 없고, 파티션도 없고.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사무실 문화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라 어색하고 불편한게 사실이다”며 “그래도 업무환경 변화로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취지에는 많은 직원들이 공감하고,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변동 좌석제’가 낯선 직원들이 사무공간 내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고정시킬까봐 전날과 다른 좌석에 앉도록 장려하고 있다.

 

▲ 롯데물산 직원 책상 위에 자신의 업무시간을 알리는 푯말이 있다. ⓒ강이슬 기자


전 직원 유연근무제 실시, 책상위에는 '개인 근무시간표' 내걸려

막혀있는 공간없이 사방이 뚫려있는 사무실에서 전화통화하기가 어려울 시에는 별도로 마련된 ‘전화방’에서 통화를 할 수 있다.
 
롯데물산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자리 주위에 ‘9:30~18:30’, ‘09:00’ 등 시간을 나타내고 있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각 직원마다 출퇴근시간이 다르다 보니 각 직원이 자신의 업무시간을 표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롯데월드타워 19층에 위치한 오피스라운지에서 롯데물산 직원들이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롯데호텔이 보인다. ⓒ강이슬 기자


엔제리너스커피 입주해 사무실과 카페공간이 공존하는 느낌 
 
롯데물산 스마트오피스는 업무와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게 했다. 오피스 라운지는 통유리로 돼있어 뻥뚫린 전망을 자랑한다. 휴식공간이지만, 간단한 회의나 미팅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롯데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4월 3일 정식 오픈뒤에는 롯데 계열 엔제리너스커피 등이 상주해 카페 형식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또 안마기가 설치된 ‘비타민룸’과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직원들을 위한 ‘맘편한맘’도 마련됐다. 참관하던 기자들 사이에서 "신동빈 회장의 스마트오피스는 사무실과 휴식공간이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롯데물산 사무실 한 가운데 자산운영부문장 사무공간이 위치해있다. 통유리로 돼있으며, 통유리에 비치는 직원들의 자리는 창가에 가깝다. ⓒ강이슬 기자


임원 사무실은 전망없는 사무실 안, 직원들은 전망좋은 좌석에서
 
롯데물산 사무실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방된 임직원 사무실이다.
 
자산운영부문장 등 임직원들의 사무공간이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인다. 벽명이 투명 유리창으로 됐기 때문이다. 사무실 양면이 모두 그렇다. 별도의 블라인드를 설치하지도 않았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기본 전통적인 직급 중심의 수직적인 좌석 배치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임원 사무실을 사무실 한 가운데 위치했다. 오히려 전망 좋은 창가자리는 직원들이 사용하고,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둘러쌓여있는 공간에서 업무를 본다”고 설명했다.
 

대면 접촉 및 정기회의는 줄고 메신저 지시 및 번개미팅 늘어
 
스마트 오피스에서 실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은 조직문화에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이에 롯데물산 직원 B씨는 “그렇다. 팀원들간 대면(對面)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모든 회의나 지시 사항을 대면으로 진행했는데, 현재 웬만한 지시는 메신저로 한다. 팀원들이 뿔뿔히 흩어져 일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회의가 있을때만 메신저로 장소와 시간을 공지해 휴게공간 등에서 만나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및 BU, 롯데케미칼 본사도 14층부터 18층 사이에 입주할 예정이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 입주는 아직까지도 미정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신 회장께서 2015년 롯데월드타워로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결정했다”며 “현재 그룹 내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이 현안들이 정리돼면 자연스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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