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후폭풍, 경남지역 대학생들 “우린 어떡하나요?”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올해 초부터 논란이 된 조선업 구조조정이 최근 경남지역 대학가에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남지역 실업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여파가 조선업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대학 구조조정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로는 기존 조선업 근로자들을 쳐내고 아래로는 성장하는 씨앗마저 말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조선업 관련 대학 일부는 졸업예정자들이 실습을 나가지 않거나 타 직종으로 취업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몇 몇 대학은 내년 신입생을 포기하며 사실상 학과 폐지를 앞두고 있다.
구조조정 여파…경남 지역 실업률 영향에 이어 관련 학과에도 영향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남 지역 지난달 실업률은 3.9%를 기록해 작년 동월에 비해 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울산 지역 실업률도 0.4%p 상승해 3.6%를 기록했다. 특히 조선 빅3 조선소가 밀집한 경남·울산·전북 등지에서 실업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통계청은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실업률 상승에 그치지 않고 관련 전공 학과가 개설된 일부 경남지역 대학교에 ‘학과 구조조정’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2012년 신설한 한국국제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가 내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는 폐과 결정과 다름없는 이야기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취업률’을 기준으로 예체능 학과를 대상으로 진행한 구조조정이 예체능에 그치지 않고 조선업 관련 학과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타직종 경력 쌓아 미래에 조선업 빅3 도전?...관련 학과 졸업생 취업 대책 마련 필요해
‘고소득 직업’, ‘취업보장’을 달고 있던 경남지역 조선업 관련 일부 대학은 당장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진 않는다. 하지만 남아있는 재학생을 졸업시키는 데에도 큰 지장이 생겨 장기적으로 볼 때 신입생 모집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재학생 졸업을 위해 차선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 또한 미래가 불투명하다.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촉망받는 학생이었던 A씨는 조선업계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에 최종합격했지만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해당 업체가 채용 계획을 보류하고 사실상 입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8년 조선해양공학과 개설 이후 3-4학년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방학 때 중소업체에서 하던 현장실습도 업체 사정상 현재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일부는 빅3 입사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차선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진들은 학생들에게 타 업종(조선기자재업체나 조선이 아닌 타 업종)에서 경력을 쌓은 후 빅3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미래가 불투명하다.
‘꿈의 직장’을 꿈꾸고 입학해 3여년을 공부해 온 이들이 졸업을 앞두고서야 타 직종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사실상 시간 낭비에 가깝다. 또 미래에 조선업 불황이 해결돼 꿈꾸던 빅3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또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조선업종 구조조정 관련 대책으로 조선업 근로자들을 위한 ‘조선업 근로자 일자리 희망센터’개소 등을 진행 중이지만 당장 졸업을 앞두고 조선업 취업을 준비했던 이들에 대한 방안은 준비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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