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취준생의 여름방학…2학년도 “엄마, 못 내려가요”

오지은 입력 : 2016.07.15 13:16 ㅣ 수정 : 2016.07.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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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ixabay]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 “여보세요. 엄마. 나 이번 방학 때 못 내려갈 것 같아. 아니 자취방 빼기도 어렵고... 나 4학년이잖아. 공부하고 학원다니려면 여기가 편해. 취업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하려고. 응, 또 전화할게. 미안.”

이강우(24) 씨는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방학 때만큼은 고향인 통영으로 내려가고 싶지만, 이번 여름방학 만큼은 엄두를 못 낸다. 벌써 4학년의 반이 지나가버린 데다가, 곧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편하게 학교 근처에서 취업준비에 몰입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처럼 취업 압박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방학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18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의 96.2%가 여름방학동안 반드시 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일이 ‘있다’고 답했다. 압박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성별, 학년에 관계없이 모든 응답군에서 94% 이상을 웃도는 높은 비율을 보였다. 
 
대학생들이 방학 중 해야 하는 것으로 가장 압박감을 느끼는 일은 다름 아닌 ‘취업준비’였다. 전체 응답 대학생의 44.6%가 ‘방학 중에 취업준비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취업준비에 대한 부담이 컸다.

4학년이 취업준비를 압박대상으로 꼽는 비중은 66.0%로 1학년(15.6%)보다 약 4배 이상 높았다. 2위는 ▲아르바이트(15.1%), 3위는 ▲자격증 취득(11.9%)이 차지했다. 이어 ▲외국어 공부(10.5%) ▲학점관리 및 학과공부(8.9%) ▲인턴십 프로그램(2.0%) 등도 뒤를 이어 방학 중에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일로 꼽혔다.
 
모든 응답군에서 취업준비로 가장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한 가운데, 예외적으로 1학년만 ▲아르바이트(25.3%)와 ▲학점관리(20.2%)를 더 우위에 꼽아 차이를 보였다.
 
또한, 대학생들은 올 여름방학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획으로는 ▲취업준비(23.8%)와 ▲아르바이트(22.3%)를 나란히 1, 2위에 꼽았다. 특히 4학년의 39.9%가 ▲취업준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학년에서는 ▲아르바이트를 1위에 꼽아 차이를 보였다. 또 ▲국내외 여행(12.8%)과 ▲외국어 공부(12.5%)도 방학 중에 하려고 하는 주요 계획으로 선정됐다.


대학생, 방학 중 취업준비 예상경비 최대 ‘75만원’
 
이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준비로 골몰하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방학 중에 평균 73만원을 취업준비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바몬이 ‘취업준비를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잡고 있다’고 답한 대학생들에게 이를 위해 방학동안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비를 개방형으로 질문한 결과, 학년별로는 4학년이 75만2천원으로 가장 높았고, 3학년 69만6천원, 2학년 67만8천원, 1학년 56만8천원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학생들이 방학에 집에 내려가지 않는 이유로는 역시 ‘취업준비(37.8%)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아르바이트(24.7%), ‘계절학기 수강(15.5%)’, ‘그냥, 이게 편해서(9.2%)’, ‘자취방을 뺄 수 없어서(7.6%)’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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