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로자들 삶의 질 챙기는 ‘산업간호사' 백태 눈길
한국산업간호협회, ‘2016 산업간호사 우수사례 발표대회’ 개최
전 공정 소음초과 없는 LG창원공장, 대상 수상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사내 근로자들 ‘산업간호사’일 뿐인 내가 기업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시나요?” - 하이트진로 안전환경보건팀 김지애 과장
근로자들의 고된 이야기를 일선에서 가장 잘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근로자들이 노출된 열악한 환경 개선과 건강관리를 위해 힘쓰는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일보다 ‘근로자들의 일’을 면밀히 살피고 근로자들의 시각에서 간호하는 특별한 간호사들이다.
한국산업간호협회(회장 정혜선)가 지난 6일 제49회 산업안전보건강조구간을 맞이해 ‘2016년 산업간호 우수사례 발표대회’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2부에 나눠 진행됐으며 대회 참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혜선 한국산업간호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행사로 다양한 업종의 산업간호 우수사례가 발굴돼 근로자 건강보호 및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산업간호사의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 타 사업장의 산업보건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 질 높은 보건관리가 이뤄지도록 사업장의 역량 강화에 기여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 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근로자 건강증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간호사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앞으로 전문성 있는 간호사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축사를 밝혔다.
이날 1부 행사에는 ▲부산교통공사 호포차량사업소 하미정 보건관리자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건강관리’ ▲LG전자 창원 1공장 강지현 보건관리자의 ‘소음 초과공정 제로’ ▲하이트진로 김지애 보건관리자의 ‘미생 웃음으로 완생만들기’ 발표가 진행됐으며, 2부에서는 ▲포스코엠텍 김미숙 보건관리자의 ‘통합건강관리를 통한 헬스파워 증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춘자 보건관리자의 ‘직장인을 위한 건강 첫 걸음 보건 관리 전략’ ▲시그네틱스 황보숙 보건관리자의 ‘반도체 보건관리 전략’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대회 수상자 내역은 다음과 같다. ▲대상(고용노동부장관상) 강지현(LG전자 창원1공장) ▲최우수상(안전보건공단이사장상) 김미숙(포스코엠텍), 박춘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우수상(대한간호협회장상) 황보숙(시그네틱스) ▲모범상(한국산업간호협회장상) 김지애(하이트진로), 하미정(부산교통공사 호포차량사업소) ▲특별상(한국산업간호협회장상) 대상수상자 발표지도교수, 하영미 경상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다음은 각 산업 일선에서 특별한 ‘간호’를 펼치는 이들의 노하우들이다.
■ 부산교통공사 호포차량사업소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건강관리’
부산교통공사는 노포차량업소와 호포차량업소 두 곳에 보건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발표자로 나선 호포차량업소는 ‘유소견자율 감소’, ‘건강한 사업장 조성’을 보건관리 추진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하미정 보건관리자는 “현재 협력업체 5곳(우진산업기술, 상이군경회, 평화용사촌, 새한티에스, 조아시스템)이 호포역사에 상주해 약 300명의 협력업체도 같이 보건관리 시스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직원 관리 법위를 차량사업소 직원에 한정짓지 않고 협력업체까지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협력업체의 작업환경을 측정해 작업 중 ‘유해인자 확인 및 작업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협력업체 현장 유류, 위험물저장소 제공’, ‘특수건강검진 항목 관리’, ‘작업 위험성 평가’, ‘금연 및 절주 프로그램’, ‘안과 정밀검진’ 등이 있다.
■ LG전자 창원1공장 ‘소음초과 공정 제로’
“LG 창원공장의 화요일 오전 11시 회의는 계속 된다. 언제까지? 소음이 없어질 때까지.” 발표자로 나선 강지현 보건관리자는 사내에서 팀원들끼리의 목표를 밝혔다. 근로자들이 받는 소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오랜 기간 연구해온 이들의 노력은 ‘특허’까지 이어졌다.
LG 창원공장은 특히 ‘청력보존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공장이 시끄러워야 잘 돌아간다’는 옛말이다. 이들은 ‘소음지도’를 작성해 초과공정을 확인한다. 법적으로 소음 기준 초과공정은 90dB 이상으로 지정돼 있는데 2013년까지 27개소가 초과공정으로 측정됐으나 작년부로 초과 공정 수가 0개로 줄였다.
그 방법으로는 ‘공학적 개선’(소음원/전파경로를 파악해 대체 및 밀폐, 격리, 차단, 강화유리 설치 등), ‘측정’(80dB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공정), ‘보호구 착용’, ‘청력검사’ 등이 있다. 여기서 LG 창원공장은 ‘US-450WB’ 제품(95dB)을 ‘UL4OSD’(82dB)로 바꿔 소음을 줄인 예가 있다.
이외 ‘노후화 설비 선진화’와 ‘고령근로자보호대책’ 등이 있다. 특히 LG창원공장은 평균 근속이 23년으로 노령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하이트진로 ‘미생! 웃음으로 완생만들기’
하이트 진로의 건강증진 사업 목표는 ‘의욕충만과 결근율 감소’, ‘생산성 향상, 의려비 절감’으로 근로자와 기업입장에서 유기적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세우고 있다. 특히, 하이트 진로는 2008년 노동부에서 ‘보건관리자 고용회사, 비용대비 편익 1.43배 높다’는 발표에 착안해, 보건관리자의 역할이 부상되고 있다.
특히 김지애 보건관리자는 ‘건강증진도 스티븐잡스처럼’을 내세워, ‘기술에 감성더하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전 직원에게 구충제를 돌리거나 ‘건강증진 상’을 포상하기 등이 있다.
또 직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직무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요가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울러 김 관리자가 직접 외부에서 배운 ‘웃음치료’를 사내 사원들에게 직접 전수하며 건강증진 사업결과, ‘만족’이상의 답변이 91%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 포스코엠텍, ‘통합 건강환리를 통한 헬스파워 증진’
포스코엠텍은 크게 ‘직원건강관리의 선진화, 시스템화’, ‘건강이상자에 대한 맞춤형 사후관리 강화’, ‘쾌적한 일터만들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한 점은 ‘비만직원 Care 활동’인데, 김미숙 보건 관리자는 “첫 번째로 희망대상자를 모집해 ‘Health UP’프로그램으로 3개월간 개인별 목표 관리 달성에 체계적인 관리(포상금, 참여전 알림문자 등)를 하고 있다. 또 전사 비만직원 모니터링하며 매주 금요일은 ‘소(小)식의 날’로 지정해 식사량 조절의식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뇌·심혈관 질환 예방활동’이 있다. 예방활동으로는 전직원 대상으로 발병위험도를 평가해 중,고 위험군에게는 메일 발송과 금연 및 절주 유도와 생활습관개선지도를 하며 분기당 1회씩 병원진료를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고위험군은 2014년 3%가 2%로 1%p 감소했다. 중위험군은 18%에서 16%로 줄었다.
■ 한국에너지기술원, ‘직장인을 위한 건강 첫 걸음 보건관리 전략’
한국에너지기술원 보건관리자들은 ‘근로자 건강관리’와 ‘건강증진’, ‘작업관리’, ‘작업환경관리’가 주된 목표이다. 근로자 건강관리로 ‘건강관리수첩’을 제작해 당뇨, 다이어트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상식 및 예방법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비만프로그램’으로 풀무원 다이어트 도시락과 전직원에게 현미밥을 제공한다. 그 결과 42명 중 24명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또 ‘근골격계질환관리 프로그램’이 있다. 경추 또는 요추 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 요추염좌 및 잦은 통증이 있는 직원 대상으로 개별 상담 및 매주 침 치료와 3개월분 한약을 제공한다.
작업장 환경관리에는 매월 첫째주 화요일은 ‘합동안전점검의 날’로 지정해 전체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아울러 화학물질 관리를 위해 ‘실험실 정밀 안전진단’과 ‘화학 물질 밀폐 환기식 안전캐비넷’ 등을 설치했다.
■ 시그네틱스, ‘반도체 보건관리 전략 건강
시그네틱스는 ‘작업환경관리’와 ‘근로자 건강증진활동’에 집중한다.
작업환경 관리에는 예로 카트 이동시 카세트가 낙하해 신체 타박상을 입히는 점을 줄이기 위해 전용 카트를 도입하는 등 ‘위험성평가’를 통해 ‘수용하능한 위험’은 48%에서 46%, ‘경미한 위험’은 19%에서 12%로 줄었다.
또 사내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화학물질 유해성을 취급 근로자가 특별안전보건교육, 특수건강진단 등을 통해 누락없이 안전한 관리가 가능해 졌다.
사내 육안 검사자 등의 ‘눈 피로 호소’가 이어지자 개인작업대 스탠드 설치와 눈 영양제 지급, 눈체조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근로자 건강증진활동’에는 산업계 전반에서 가장 근로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질환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중량물 취급 교육, 스트레칭 교육 등을 실시하며 심할 경우 치료 지원까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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