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고 공채 준비해야…” 취준생에게 ‘여름휴가’는 먼 얘기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취준생은 취업 준비로 힘든데 돈까지 없어 서럽다. 마른 장마 날씨의 연속과 전국 방학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가정에서 올 여름 피서 준비로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취준생들에게 ‘여름 휴가’는 먼 나라 이야기이다. 상반기 공채 면접 준비며, 시험 준비 또는 단 몇 일의 휴가로 불안감 가중을 우려해 휴가를 포기하는 것이다.
돈 없고 취업 준비로 바쁜 구직자 과반 이상 “휴가 계획 없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구직자 324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 휴가를 떠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이 넘는 54%가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실제로 취업준비중인 A씨(27,여)는 여름 휴가를 포기했다. 이유는 지난 주 대기업 상반기 공채 모집에 지원한 상태라 7월에 있을 면접 준비와 각종 시험 준비 때문에 바쁘기 때문이다. 또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지만, 비싼 학원비, 생활비 등으로 지출돼 휴가비용 마련이 어려운 게 취준생들의 현실이다.
설문조사 결과도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는 ‘휴가 비용이 없어서’가 54.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취업준비 때문에 바빠서’가 54.3%로 뒤를 이었다. 이외 ▲가족한테 눈치가 보여서(29.7%) ▲휴가를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19.4%), ▲휴가를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13.1%) 순으로 이어졌다.
또, 여름휴가를 못 가는 구직자 중 46.3%는 ‘휴가를 떠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한편, 구직자들은 방학과 휴가시즌에 전념할 취업 관련 활동(복수응답)으로 ‘각종 자격증 준비’(42.6%), ‘토익, 오픽 등 외국어시험 준비’(22.5%), ‘인턴 등 사회경험’(20.4%), ‘인적성 시험 대비’(12%) 등을 준비할 것으로 답했다.
취준 N수생 증가…‘내년 휴가 기약’ 매년 반복
공무원 시험 준비 2년이 되어가는 B씨(25)는 “2년 전부터 다음 해 휴가 계획을 짜왔다. 하지만 계속 시험 준비기간은 길어지고 생각했던 휴가를 다음해로 또다시 미루게 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번째 같은 공채에 지원한 인원이 총 25%를 차지하며 취업에 있어 ‘N수생’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채 준비기간은 평균 13개월이지만 취업 N수생들이 증가하면서, ‘올해 취업하고 내년에 꼭 휴가를 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취준생들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하면 ‘휴가 갈 것’ 긍정 응답자 67%
반면, 직장인들의 경우 1206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8.1%만이 ‘휴가를 떠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취준생들의 절반도 안되는 수치이다.
또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만약 취업을 했다면, 휴가를 떠났을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7명꼴인 67.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따라서 결국 여름 휴가를 못가는 이유가 ‘취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여름휴가를 떠나는 구직자들은 어떤 휴가를 계획하고 있을까.
시기는 성수기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떠난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 ‘8월 1주(8/1~8/7)’(18.8%) ▲ ‘7월 4주(7/25~7/31)’(13.4%) ▲ ‘7월 3주(8/8~8/14)’(9.4%) ▲‘8월 2주(8/8~8/14)’(8.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휴가기간은 평균 3.9일로 집계됐다. 기간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3일(30.9%) ▲2일(26.2%) ▲4일(13.4%), ▲5일(13.4%) ▲7일(4%) 등으로 답했다.
여행지는 ‘국내’(78.5%)가 ‘외국’(21.5%)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예상하는 휴가비용은 평균 62만원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20~40만원 미만(30.9%) ▲20만원 미만(20.1%) ▲80~100만원 미만(15.4%) ▲40~60만원 미만(13.4%)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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