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JOB리포트] “떠나느냐 남느냐” 브렉시트 투표 D-1

정진용 입력 : 2016.06.22 09:54 ㅣ 수정 : 2016.06.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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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여부를 가릴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실시되는 가운데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유럽연합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정진용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여부를 가릴 브렉시트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실시될 이번 투표는 영국이 EU에 남느냐, 떠나느냐를 결정하는 영국의 자체 국민투표이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영국이 브렉시트에 찬성한다면 ‘하나의 유럽’이라는 기치로 1993년 출범한 EU는 23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잔류여론 우세하지만 투표함 열어볼 때까지는 안심 못해

2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투표를 하루 앞둔 현재는 EU잔류를 선호하는 여론이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ORB의 전화 조사 발표에 따르면 잔류 지지 응답이 53%를 기록해 탈퇴(46%)보다 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연구 조사 기관 '냇센(NatCen)'이 발표한 결과도 잔류(53%)가 탈퇴(47%)를 6%포인트 앞섰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9일 나온 서베이션 여론조사에서 잔류가 45%로 탈퇴(42%)를 3%포인트 앞선 것보다 잔류를 원한다는 응답비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응답비율이 달라서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유고브'가 일간 더타임스 의뢰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는 탈퇴(44%)가 잔류를 2%포인트 차로 눌렀다. 텔레그래프는 “선거 막판 잔류가 동력을 얻어가고 있지만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했다.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포기하고 EU 잔류를 선택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은 안도의 랠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에 브렉시트 찬성안이 통과된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 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는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를 통해 “브렉시트 다음 날(금요일) 영국은 파운드화가 15% 이상 대폭락하는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역시 영국의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경제는 재앙에 빠질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당장의 일자리냐, 미래의 경제적 이득이냐 놓고 저울질

브렉시트(Brexit)는 영국(Britain)과 탈출(Exit)의 합성어다. 영국의 EU 탈퇴를 뜻하는 신조어다. 과거 그리스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와 동일한 의미다.

영국의 EU 탈퇴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금융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영국은 줄곧 EU의 금융감독 규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다.

가장 큰 불만은 이민자의 유입에 따른 일자리 부족 등 각종 부작용 때문이다. EU에 편입된 이후 공장은 노동력이 풍부한 다른 국가로 이전하고 주변국 이주민들은 영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면 영국인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연령층이 40~50대의 중장년층에 몰려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이들은 27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집값 상승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당장 이민자들을 내보낼 수 있어 일자리 문제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EU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누렸던 각종 혜택이 사라져 영국 스스로 경제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를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했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가 기존의 입장과 달리 영국의 EU잔류를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미국의 경제 방송인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후폭풍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면서 “영국이 끝내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세계 경제에 재앙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렉시트 결과에 따라 한국경제 춤출 듯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21일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아시아 국가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하고 내년 성장률은 0.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 리스크 진단’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로 나타나면 지난 3~4월 대거 국내에 유입된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영국은 올해 1~4월 우리나라 주식 42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인 2조8000억원의 15%에 해당한다”며 “특히 3~4월에는 외국인 주식매입의 3분의 1인 1조8000억원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의 성장률 둔화로 대영국 수출부진이 우려되며 한·EU FTA가 더 이상 영국에 적용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LG경제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국의 대 영국 수출 규모는 73억9000만 달러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중 하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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