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치킨집 등 ‘생계형’ 창업 치중... 원인과 해결책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한국은 50대로 접어들면서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면, 제2의 직업으로 대부분이 치킨집, 편의점 같은 ‘자영업’을 선택한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생계형 창업’이 외국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금지원 체제 미흡 등으로 한국인 창업 63%가 ‘생계형’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벤처활성화 지원 정책의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보고서 책임집필자인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연구원은 "국내 창업 인구 중 63%가 단순히 생계를 위해 창업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로 ‘자영업자 비중이 너무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계형’ 창업 목적은 한국의 경우 63%로서 미국 26%, 이스라엘 13%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이유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 것으로 추정된다. '창업에 대해 두려움은 느낀다'는 응답자가 한국은 42%로서 미국29.7%, 스웨덴 36.5%보다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창업에 실패했을 경우 재도전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 시스템’의 취약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재창업 횟수는 0.8회로 미국의 1.8회의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 한국의 퇴직자들이 창업을 할 자금 조달 비중중 자기 자금이 80%를 차지해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창업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창업할 때 도전정신이나 혁신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삶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둔 '생계형 창업'에 치중한다는 해석이다.
지난 해 정부 창업 지원 예산 1조 5393억원중 과반 이상이 생계형 자영업에 투자
정부는 창업 관련 예산으로 2013년 기준 1조3968억원을 지원하다 2015년 약 10.2% 증가시킨 1조 539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 수도 2006년 1만개를 넘어서고 올해 3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은 매년 증가되지만 이 중 과반 이상이 자영업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또 국내 벤처기업 중 창업 3년 이하 비중이 2012년 27.1%에서 2014년 13.4%로 급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창업 기업 수가 감소’했거나 창업 이후 ‘3년 내 폐업’ 비중이 높아진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한다.
국내 창업 심리도 주요국 대비 참담한 상황이다.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창업 기회 인지’가 13%로 스웨덴 70.1%, 미국 50.9%, 이스라엘 47.0%인 것에 비해 한참 저조하다.
따라서 ‘기회 추구형(혁신형) 창업’은 미국, 이스라엘 등이 50%를 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1%에 불과했다.
조호정 연구원은 “국내 기회 추구형 창업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조한 이유는 창업 초기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 엔젤투자와 투자자 등이 외국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0년 엔젤투자 규모가 341억원에서 2014년 800억원(추정치)에 이르지만 이 금액은 미국 기준 0.5%에 그치는 수준이며 엔젤투자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 또한 1.8%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창업 환경의 대부분이 ‘자영업’으로 흐르는 이유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미흡한 재정 지원 체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스웨덴 등 ‘혁신형 창업’ 성공 사례…‘창업 커뮤니티’ 및 ‘창업 초기 지원 시스템’ 발달
스웨덴 스톡홀름이 인구 100만명 당 신생 기업 가치가 실리콘밸리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설립된 스타트업 중 10억 달러 가치 이상으로 선장한 기업이 136개 중 7개가 스톡홀름에서 창업된 것이다.
스톡홀름 기반 성공 기업에는 스카이프(Skype, 85억 달러), 스포티파이(Spotify, 80억달러), 킹 디지털(49억 달러), 모장(25억 달러)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스웨덴 성공 요인으로 ‘성숙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창업 환경’, ‘창업 커뮤니티 발전’ 등을 꼽았다.
또 다른 예로 미국은 창업 초기부터 성장을 지원하는 보육 프로그램이 꾸려져 있다. 다우존스 조사에 따르면 엔젤투자 및 인큐베이터 창업 초기 자금 지원 비중이 2007년 13.7%에서 2013년 25.5%로 확대된 것이다.
이외 유럽 등에서도 동기간 4.6%에서 26.8%로 상승하며 창업 초기 자금에 엔젤투자와 인큐베이터 역할이 중요해진 것으로 전했다.
실리콘밸리는 등에서는 특히 자금과 보육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생존률과 후속 투자 유치율을 높이는 엑셀레이터가 활성화 되고 있는데 전세계 엑셀레이터 1순위로 꼽히는 Y combinator는 약 74.2억 달러로 스타트업 946개를 육성 중인데 예로 에어비엔비(Airbnb), 드롭박스 등의 성공 사례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초기 창업 지원과 교육이 정부 차원에서 기업과 협업이 이뤄져 체계적으로 기술적이고 혁신 분야에 재투자되고 있다.
조 연구원은 “국내 창업이 자영업이 아닌, 외국과 같이 기술이전을 통해 창업과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는 ‘성과 중심형’ 창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IT 인프라에 기반한 특화된 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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