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신] 빅뱅 콘서트가 만들어낸 '10톤 쓰레기'…민낯 드러낸 중국의 시민의식

강병구 입력 : 2016.03.27 11:12 ㅣ 수정 : 2016.03.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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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시간에 걸친 빅뱅 콘서트가 끝이 난후 한 네티즌이 웨이보에 찍어올린 사진. [사진출처=시나연예]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의 최고 인기 그룹 빅뱅의 콘서트가 지난 2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남은 것은 10톤의 쓰레기였다. 이에 따라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중국인들의 문화의식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환치우망 저장성 사이트는 지난 25일 보도를 통해 “당신이 왔을 땐 모든 사람들이 떠받들었지만, 당신이 가고 나선 난잡해졌네요. 지금 환경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이 도시가 더러워졌는지 모를 겁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어 빅뱅 콘서트의 후유증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케 한다.

환치우망은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黄龙体育中心)에서 두 시간동안 열린 빅뱅의 월드투어콘서트에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열광하고 도시를 들썩거리게 만들었으나 결국 남은 것은 무려 10톤의 쓰레기였다고 중국인들의 시민의식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사태는 3000위안(약 53만 원) 이상의 티켓 값을 자랑하는 빅뱅의 중국 콘서트가 끝이 나고 2만 명의 관객들이 퇴장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공연이 끝난 후 황룽스포츠센터 주변을 찍은 사진을 웨이보에 올리며 일파만파 커졌다.

음식을 먹다 남긴 포장박스, 형광봉, 음료수통, 비닐봉투, 휴지 등이 곳곳에 널려있어 마치 거대한 쓰레기장을 연상케 하는 체육관 주변으로 인해 이 사진은 순식간에 웨이보와 위챗 상에 퍼지면서 수많은 네티즌들을 경악케 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모습을 당신들의 우상들도 좋아할 리 없다”, “굉장히 교양이 없다 아무리 흥분하고 신이 났어도 교양습관을 지켜야 한다”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환치우망은 고작 40여명밖에 안 되는 청소업체 노동자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내보내며 빅뱅 콘서트가 남긴 더러운 후유증을 비판했다.

한 청소부는 “콘서트가 끝이 나고 10시에 청소를 시작했는데 12시가 다되었을 때 절반도 채 치우지 못했다”며 “절반가량 치웠을 때 가장 큰 청소차량에 꽉 채워졌는데 대략 6톤쯤 되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청소업체 관계자 우모씨는 “새벽 5시가 되어서야 남아있던 20여명의 청소부들이 청소를 끝마쳤을 때 나온 쓰레기의 총량이 10톤을 기록했다”고 처절했던 쓰레기와의 사투 현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의 쓰레기 폭탄 사건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우모씨에 의하면 작년 8월 25일의 빅뱅 콘서트 당시에는 올해의 두 배인 20톤의 쓰레기가 발생해 꼬박 이틀을 소요해 쓰레기를 치웠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쓰레기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규모의 활동이 끝나고 발생한 이런 현상은 굉장히 문명적이지 않으며 우리를 반성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문명사회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쓰레기 문제가 논란이 된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 미래망이 지난 15일 보도한 중국공정원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쓰레기 발생량이 15.4% 증가했고,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쓰레기 발생량이 매년 16.2%씩 증가해왔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통한 자원이용률은 선진국이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5%에 그치고 있으며, 쓰레기로 인한 2차 피해는 매년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간에 경제가 급성장하며 몸집을 불려온 중국이지만 문화의식은 아직 멀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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