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2년 연속 감소 ②] 중·고령 여성들 왜 ‘제 2의 인생’ 선택하나
강이슬 기자
입력 : 2016.03.21 16:15
ㅣ 수정 : 2016.03.21 16:17
▲ [사진=JTBC 드라마 '송곳' 캡처]
(뉴스투데이=강이슬, 황진원, 이지우 기자)
■ 자녀 대학등록금, 결혼 자금 그리고 노후 자금 마련이 목적
우리나라 중·고령 여성들은 21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다시 일자리를 구하게 된 이유로 자녀 대학 등록금 및 결혼 자금 그리고 노후 생활자금 등의 마련을 꼽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52세 김순자 씨는 26년 간의 전업주부 생활을 마치고 최근 제2의 사회생활을 시작했다.어린이집 급식 조리사로 취업했다. 그는 건설회사 경리로 일하다가 결혼한 후에 퇴사했다. 엄마의 손이 필요한 두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자 사회생활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아이들 대학 등록금과 결혼 자금을 생각하면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취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고민 끝에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평소 요리만큼은 누구 못지 않다고 자부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노력 끝에 한식조리사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의 일자리를 얻었다.
김씨의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남편과 아이들 출근 및 등교 준비를 돕고 어린이집에 출근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살림하기에도 좋다. 또 귀여운 어린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에서 일하니 활력도 생긴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주부로서 집안을 돌보면서 사회생활도 할 수 있어 근무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오래 다니는 것이 김 씨의 목표이다.
■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취업전선에 나서기도
노후 대비는 먼 얘기이고 당장의 생활비 마련이 급선무라고 주장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부산의 모 대학병원 간호사로 10여년 근무했던 박미영(54)씨는 34살에 결혼 후 서울로 올라와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아이 둘을 낳고 허리끈을 졸라매고 ‘서울살이’를 했지만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하자 한계에 봉착했다. 남편의 월급으로는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는 “ 취업을 준비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큰 병원 근무는 힘들어 현재 산후조리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업주부 김유진(45) 씨도 최근 남편을 도와 가계 경제를 꾸려나가기 위해 최근 다시 일터로 나왔다. 김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취업했다. 그는 “남편 월급이 300만원 대인데, 15살, 13살 아이 2명의 한 달 학원비와 교통비, 인터넷 요금 등 각종 생활비를 합치면 저축할 돈이 남지 않는다”면서 “ 100만원이라도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후가 걱정돼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결혼 전에는 보험설계사로 근무했지만 갑자기 그 일을 하려하니 두려움이 생겨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전업 주부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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