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통계청 발표를 계기로 살펴본 청년실업률 ‘취업절벽’
(뉴스투데이=강이슬, 오지은, 황진원 기자)
정부는 청년 취업 상황이 특별히 악화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청년층이 체감하는 고용절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청년층 (15세~29세) 실업률은 9.5%로 전달에 비해 1.1%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통계청은 방학과 졸업 시즌이 맞물린 1월에는 일시적으로 청년실업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월을 기준으로 볼 때, 9.5%라는 수치는 2000년 1월 11.0% 이후 16년만에 최대치입니다. 1월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어려움을 청년층이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청년층의 취업현장에 대한 긴급 르포를 통해 정부의 안일한 현실인식과 괴리를 보이는 청년층의 취업절벽을 가감 없이 보도합니다.
■ 청년 실업률 상승 정말 일시적 현상인가 VS. "체감온도는 영하 30도“.
청년들은 취업률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정부 설명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 명문 사립대 졸업 예정자인 L씨는 “우리 학교 경영학과 출신의 여학생 선배가 높은 학점에도 불구하고 서너 개 대기업 공채에서 모두 낙방했다”면서 “ 인문계열 전공인 나로서는 입학할 때 꿈꿨던 대기업 입사가 불가능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그는 “선배 여학생이 한 대기업이 경우 지원한 후 회사 간부를 통해 인사청탁까지 했으나 떨어졌다”며 “이제 내가 올해 1월 취업 현장에서 서서 느낀 체감온도는 영하 30도”라고 말했다.
■ “기업이 경력자만 원해서 취업준비생들은 춥다”
인터뷰에 응했던 청년들은 체감온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로 기업들이 업무관련 경력을 조건으로 내세운다는 점을 꼽았다. 이제 학교에서 나와 취직해 일을 배우고 돈을 벌려는 청춘들에게 업무관련 능력을 제시하라고 할 때면 ‘추운 겨울’을 실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인 Y씨(29세)는 “기업들이 전공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실제로 이력서에는 경력 작성란이 있다”면서 “기업이 업무 경력을 요구하지만 대학에서는 구체적 실무를 배우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이중적 태도에 화가 날뿐만 아니라 ‘대학교가 경력을 쌓는 곳인데 우리 대학은 나에게 무엇을 해줬는지 모르겠다’는 원망도 생긴다”면서 “차라리 회사들이 원하는 스펙을 사전에 공개하면 대학에서 전공과 무관하게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정부는 청년 취업지원 의지 있나?
인지도가 낮은 수도권 소재 대학 지방한 취업 준비생 B씨(22세)는 학교 내에서 어려움 끝에 취업에 성공한 선배를 발견하기가 어려워 취업난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대학은 수도권에 있지만 사실상 지방대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선배들에게 취업난을 물어봐도 ‘모르겠다’는 대답만 들었고, 학교에도 취업상담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소서를 어떻게 쓰는지 배우고 싶지만 알려주는 선배나 학교 기관을 찾지 못했다”면서 “정부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지 자체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여성에게 엄격한 나이제한에 또 운다
여성의 경우는 또 다른 취업절벽을 실감한다. 여성인 K씨는 “서울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3수 끝에 서울 하위권 대학에 입학했다가 다시 서울의 중위권 대학에 편입해 졸업했으나 취업자체를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상 4수를 한 후에 대학을 졸업하니 27살이 됐고, 이 나이의 여성은 기업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결국 전공인 법학을 살려서 회계사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합격을 장담할 수 없어서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미안한 마음에 혼자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는 것이다. 취업을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학력이라는 스펙을 얻었으나 ‘엄격한 나이제한’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취업을 한 이후에도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해 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사하는 취업재수생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한국청년들이 취업을 한다 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A씨(25세)는 건축사무소에 취업했으나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복사 등의 잡무만 처리하다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사했다. 그는 자격증을 획득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업무의 성격상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면 좀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줄 알았으나 새로운 일자리 자체를 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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