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신] BAT의 ‘억’소리 나는 ‘모바일 홍바오’ 대전
참여횟수 3,245억건·80억건·프로모션 자금 1조원…‘모바일 홍바오’ 대전
뛰어난 O2O시장을 갖춘 중국의 온라인 인터넷 산업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중국은 여전히 춘절이다. 사람들이 만나는 이곳저곳 “신니엔콰이르어(新年快乐)”라는 말을 건네며 새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그리고 인사와 함께 빠질 수 없는 것도 있으니 바로 ‘홍바오(紅包, 세뱃돈)’이다. 중국 또한 우리나라의 설날 세뱃돈처럼 가족 또는 주위의 친구나 이웃들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붉은 봉투에 돈을 넣은 ‘홍바오’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이미 중국은 ‘모바일’을 통한 홍바오 보내기가 대세가 된지 오래. 모바일을 통한 홍바오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업체는 텐센트로, 지난 2014년 국민메신저 '웨이신(Wechat)'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텐센트의 모바일 홍바오가 대성공을 거두며 시장의 지배자로 등극하자 역시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지칭하는 약자)의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가만있질 않았다.
중국을 이끌어가는 BAT의 또 다른 전쟁, 이번엔 중국 전자지불 대행의 꽃으로 불리는 ‘모바일 홍바오’ 대전이다.
■ ‘모바일 홍바오’ 시장의 왕은 나…막힘없는 텐센트의 독주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둔 텐센트(騰訊)가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웨이신을 통해 재작년 1월26일 서비스를 선보인 지 이틀 만에 홍바오 송수신은 2,0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50배 증가한 10억100만 건까지 치솟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올해는 웨이신(微信)을 통해 디지털 홍바오를 주고받은 횟수가 무려 작년의 8배인 80억 8,000만 건에 달했다. 여기에 4억 2,000만 명이 참여하며 텐센트는 모바일 홍바오를 통해 ‘홍바오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텐센트의 홍바오 프로모션은 특유의 ‘핸드폰 흔들기(刷一刷)’나 26개에 달하는 각종 게임을 통해 얻어갈 수 있다. 여기에 텐센트는 올해 홍바오계의 ‘흑마’ 즉, 다크호스로 떠오른 자사의 또 다른 인기메신저인 QQ(큐큐)를 통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2억 위안(약 364억1천만 원)의 현금 홍바오를 설 전야에 뿌렸다.
텐센트의 QQ메신저는 젊은 층이 주로 쓰는 중국의 대표적인 메신저다. 이번 춘제 전야에는 QQ 핸드폰 흔들기가 729억 회를 기록했으며, 이미 19~29세 이용객이 5억 명을 돌파하며 역시 홍바오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텐센트의 아성에 도전한다…바이두, 알리바바의 ‘반격’
모바일 홍바오 시장에서 텐센트의 거침없는 독주를 막는 자들이 나타났으니 바로 바이두와 알리바바다. 텐센트보다 늦게 모바일 홍바오 시장에 뛰어든 알리바바와 바이두지만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시장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알리바바의 즈푸바오는 7억명 이상의 중국인이 시청한 이번 ‘2016 CCTV 춘완’에 단독으로 참가해 홍바오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텐센트의 아성에 도전했다. 이번 춘완 프로모션에서 즈푸바오가 선보일 홍바오 금액이 2억 6,900만 위안(약 489억 원)에 달했다.
이번 춘완 프로모션은 알리바바의 간편결제앱(APP) 즈푸바오(支付寶)를 통해 누르기 게임에 참여하는 식으로 디지털 홍바오를 받는 행사 ‘슈이슈(咻一咻)’ 참여 횟수가 3,245억 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텐센트가 단독으로 진행했던 춘제 전야 행사 참가 횟수의 29.5배에 달하는 수치다. 슈이슈 참가가 가장 정점을 이룬 7일 오후 21시9분에는 분당 210억 건의 참가가 이뤄졌다.
한편, 중국 최대 온라인 포털업체 바이두(百度)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텐센트, 알리바바에 이어 가장 늦게 모바일 홍바오 대전에 뛰어든 바이두는 특히 올해 텐센트의 독주를 막기 위해 홍바오 마케팅에 무려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바이두는 올해 최초 ‘바이두치엔바오’(百度钱包)라는 자사의 간편 결제수단을 탄생시키며 모바일 홍바오 대전에 뛰어 들었다. 실제 바이두치엔바오 앱을 켜면 ‘신니엔콰이르어(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화면이 나오며, 바이두가 이번 춘절을 통해 바이두치엔바오를 도약 시킬 절호의 찬스로 여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빅데이터의 제왕’이자 중국 O2O시장의 선구자인 바이두는 자사의 수많은 상품과 연계하며 홍바오 대전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실제 바이두의 최고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생활편의쿠폰앱 바이두누오미(百度糯米)와 온라인 음식배달앱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卖), 차량호출 서비스 바이두 우버(Uber), 중국 빅데이터의 산실 바이두지도(百度地图), 생활빨래앱 e따이시(e袋洗) 등에 60억 위안(1조9백억 원)의 ‘홍바오 비(红包雨)’를 쏟아 부으며 바이두치엔바오(百度钱包)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바이두의 홍바오는 알리바바나 텐센트에 비해 ‘현금’을 내세워 자신들의 고객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 가장 강력한 강점으로 꼽힌다. 자사의 앱을 통해 결제 행위를 한다면 무조건 1%이상의 현금 반환(캐시백)을 해주는 시스템으로 이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 모바일 홍바오의 성공원인은 ‘인터넷 플러스’ 정책 덕분?
이처럼 모바일 홍바오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경제 총리’ 리커창 (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야심차게 실시한 ‘인터넷 플러스’ 정책 덕분이란 분석도 있다.
실물 오프라인 1차, 2차, 3차 산업에 온라인 인터넷을 결합해 新성장동력을 만들려는 국가 정책 덕분에 기업과 소비자 모두 모바일 홍바오와 같은 온라인 인터넷 문화에 완벽히 녹아들은 것이다. 때문에 O2O(online to offline) 보급이 쉽고 빠르게 확산되었고 올해와 같은 모바일 홍바오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할인권 등을 온라인으로 뿌린 뒤 오프라인 소비로 이어지는 O2O문화가 내수 진작에도 중대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은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3조8,777억 위안(약 700조 원)을 기록하며 이미 O2O가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음을 증명했다.
춘절 기간동안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억소리 나는 BAT의 또 다른 전쟁, 홍바오 대전은 중국의 O2O시장은 이미 무서울 만큼 성숙해있음을 '모바일 홍바오' 대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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