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신] 신이 빚은 다채로운 색…산속의 호수 ‘구채구’를 가다
해발 2140~4558m의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호수 구채구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내내 각각 다른 모습의 절경을 볼 수 있어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충칭장베이(江北)공항에서 1시간30분 떨어진 해발 3,500m에 위치한 쓰촨성 구황(九黃)공항에서 차를 타고 2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아바장족창족자치주(阿坝藏族羌族自治州)에는 에메랄드빛 물의 향연, 중국속의 작은 천국, 숨겨진 선녀들의 호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바로 한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주자이거우(九寨沟·이하 구채구)’다.
구채구는 당나라 때부터 중국의 소수민족인 장족(藏族)이 거주하던 곳으로, 9개의 장족마을을 뜻하는 이름이다. 중국 쓰촨성 아바창쭈창(阿壩藏族羌) 자치주 북부 바이룽강(白龍江) 지류인 바이수이강(白水江) 유역에 자리 잡고 있다.
장족(藏族)들은 본래 티베트를 근거지로 살았으나 라마교 종파의 분리로 험준한 이곳까지 쫓겨 와 살게 되었다. 원래의 명칭은 쑹판현(松潘縣)·난핑현(南坪縣)이며, 1997년에 지금의 명칭인 ‘주자이거우(구채구)’로 개칭되었다.
1970년대 이 일대를 벌목하던 벌목공들에게 우연히 발견되어 세상에 그 존재가 알려진 ‘구채구’는 중국 쓰촨성(四川省) 북쪽 장족(藏族:티베트족) 자치주에 위치한 산악지대로 총면적이 720㎢에 달하는 해발 2,140~4,558m의 카르스트 지형에 많은 폭포와 호수, 계곡 등 석회암과 원시림이 어우러져 일명 ‘세속의 선경(仙境)’이라고 칭한다.
또한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으며, 관광지 최고등급인 국가급 5A(AAAAA)등급을 받은 관광지이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구채구가 높은 인기를 끄는 것은 독특한 물의 색 때문이다. 독특한 물의 색은 석회암 성분에 의한 것이다.
구채구는 수천만년동안 해발 2140~4558m의 쓰촨의 고지대에서 석회암이 녹아 형성된 카르스트(karst) 지형으로서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 속의 이산화탄소가 눈 녹은 물과 빗물 등에 반응하여, 탄산수소칼슘으로 화하고 이것이 용해되어 빙하나 지각 활동에 의해 생긴 층에 침전되면서 형성된 보(洑)에 물이 채워져 언색호(堰塞湖: 골짜기에 흐르는 계류나 하천 등이 막혀서 생긴 호소)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후 1982년에 중국의 국가급 관광지구로 비준되었고, 1984년에 외부에 정식으로 개방되어 수많은 전 세계 각지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특히 구채구는 비취색의 넓고 잔잔한 호수들과 높게 뻗어있는 울창한 침엽수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곳 구채구의 특징이다.
구채구는 현재 수정거우(樹正溝·수정구)·쩌자거우(則査洼溝·칙사와구)·르쩌거우(日則溝·일칙구)의 세 가지 협곡이 개발되어 ‘Y’자 모양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는데, 입구인 매표소에서 산을 따라 낙일랑(諾日朗)폭포까지 약 14.5㎞를 따라 올라가면 두 갈래로 길이 크게 나뉜다. 이때 왼쪽의 것이 칙사와구(則査洼溝)이고 오른쪽의 것이 일칙구(日則溝)다.
■ 르쩌거우(日則溝) 협곡의 팬더해 ‘슝마오하이(熊貓海)’
구채구 가운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은 114개의 호수와 17개의 폭포, 주변에 3개의 장족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 역 Y자 모양으로 분기되어 있는 좌우의 두 하천 유역이다. 그 중 약 19km의 길이를 자랑하는 오른쪽 협곡인 르쩌거우(日則溝)에는 슝마오하이(熊貓海·팬더해), 지엔주하이(箭竹海·전죽해), 우화하이(五花海·오화해)등이 위치해있다.
여기서 호수에 하이(海), 즉 바다 해를 붙이는 이유는 생전 바다를 본 적이 없는 이곳 토착민인 장족(藏族)들이 이러한 호수를 하이쯔(海子·바다의 아들)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곳 호수들은 모두 하이(海·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르쩌거우의 호수 중 맑고 잔잔한 빛깔을 자랑하는 슝마오하이(熊貓海·팬더해)는 과거 이곳에 많이 살았던 야생 팬더들이 많이 사냥당해 지어진 이름이라는 이야기를 안내방송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구채구의 가장 높은 호수인 장하이(長海·장해)가 있는 ‘쩌자거우(則査洼溝)’
Y자 모양의 왼쪽에 위치한 약 18km의 쩌자거우(則査溝·칙사구)에는 구채구의 명물이라 불리는 호수가 있다. 오색의 현란한 광채를 자랑하는 ‘오채지(五彩池)’와 가장 높은 호수인 ‘장해(長海)’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본래 짙푸른 색을 띠는 이 오채지는 바닥의 침전물이나 주변에 돋은 식물들의 색채에 따라 오색찬란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런 명칭을 얻었다. 또한 오채지에서 1㎞쯤을 위로 올라가면, 쩌자거우의 정상인 해발 3,100m에 닿는다. 이곳에는 폭이 600m나 되고 수심 100m를 넘어서는 ‘가장 높은 호수’ 장해가 있다.
이 호수는 엄청나게 깊은 수심 때문에 푸른 빛을 넘어선 검은 빛을 띠며, 호숫가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높이 솟아 있어 멀리 보이는 설산(雪山)과 웅장한 경관을 연출해낸다. 장해가 독특한 점은 이곳의 물이 다른 협곡에서 따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설산에서 녹아내린 눈이 호숫가로 고여 생성된다는 사실이다.
■ 구채구의 하이라이트 ‘수정구(樹正溝)’
구채구의 Y자모양 가운데에는 ‘낙일랑폭포’라는 거대한 폭포가 나머지 아랫부분의 시작을 알린다. Y자모양의 아랫부분인 수정구에는 구채구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명소가 많다. 19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끊이지 않고 연결되어 주변의 원시림과 함께 여러 풍경을 만들어낸다.
낙일랑(諾日朗)폭포는 300m너비에 높이 20m의 낙차로 떨어지는 폭포이다. 티베트어로 '낙일랑'이란 '남신(男神)' 또는 '웅장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 이름처럼 낙일랑폭포는 사시사철 구채구의 맑은 물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낙일랑 폭포를 뒤로 한 채 계속 걸어내려가다 보면 19개의 호수군을 볼 수 있는데, 수많은 호수와 폭포, 높게 뻗은 봉우리와 골짜기, 석회암과 울창한 원시림이 어우러진 산과 물 그리고 맑은 하늘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인간선경(人間仙境)’. ‘동화세계(童話世界)’라고도 불린다.
특히 녹색, 청색, 청록색, 비취색등의 다양한 색을 띤 계곡과 호수, 폭포의 물빛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중국에는 ‘황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이 눈에 보이지 않고(黃山歸來不看出), 구채구의 물을 보고나면 다른 물이 보이지 않는다(九寨歸來不看水)’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물빛을 자랑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빚어내는 구채구의 아름다움은 시간 따라 계절 따라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너무나도 다채롭다.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사진 한 장 한장이 화보를 만들어낸다.
푸른 하늘보다 더 맑고 영롱한 에메랄드 빛깔을 간직하고 있는 신비의 호수 ‘구채구’에서 자연과 함께 나만의 화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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